출처: 네이버 미스터리 박물관
(http://cafe.naver.com/mysterymuseum)
작성자 angel_entity
참으로 이상한 광경이었다
남의 눈치를 보며 둘러살피고는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자
그는 길 한복판에 쪼그려 앉았다
재미있는 장난이라도 하듯
흡족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 끝에는 개똥 한 덩이가 있었다
이뻐 죽겠다는 듯 좋아 죽겠다는 듯
찔러보고 굴려보고
그것에 닿았던 손가락을 한번 쪽 빨기도 하여
겉보기에는 양복 신사의 형상인데
살아 생전 무엇을 하던 이였을까 의아해 할 때
그는 드디어 유희를 멈추고
비장하게 양쪽 손목을 걷어붙였다
식사할 채비라도 하는가, 궁금증이 오르던
바로 그 때
골목길에서 차 한 대가 질주하더니
그가 탐하던 것을 뭉개고 가 버렸다
그는
'저것이 바로 악령인가' 싶을만큼
무서운 얼굴을 하더니
자동차로 돌진하며
뒷유리에 분노의 주먹질을 하였다
그러나 약한 령이었다
아무 탈 없이 차는 제 갈 길을 갔고
그는 타이어 자국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그것 앞에
씩씩거리며 다시 돌아와 앉았다
그러더니 처음과 같이
아이에게서나 볼 수 있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대가의 명작을 감상하듯 눌린 그것을 요리조리 들여다보다가
마침내
기다란 혀를 바닥까지 쑥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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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내가 본 중 최고 더러운 귀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