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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등학교 시절을 흔들었던 첫사랑 영어과외선생님.5

난좌완스 |2013.02.28 12:58
조회 28,582 |추천 71

비는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내린다.

 

예보를 무색하게 만들며...

느닷없이...

 

-비는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내린다- 마르탱 파주

 

 

 

 

 

 

 

 

-

더 어른들은 피식 하고 웃을 지 모르지만 난 지금 그때의 내 감정을 생각해도

난 철없는 고2가 아니었다.

고2는 정말 어린게 아니다. 알 거 다 안단 말이다.

끝까지 안 눕고 책상에서 턱 괴고 잠 들랑 말랑 하는 선생님이랑

침대에 누워서 술 취한척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나.

난 정말 미쳐버릴 거 같았다

 

 " 우리 계속 얘기 했었지 지연아"

 

" ..."

 

" 이제 니가 할 건 없다고. 아빠가 알아서 하실 일이라고.

 

이제 넌 아빠 믿고 기다리기만 하면 돼"

 

" .... 아빠가 그아줌마 버리고 가정으로 돌아올거같애요?"

 

" 그럼"

 

" 2년이나 된 일인데요? 집도 잘 안오고, 엄마랑 여행가는것도쌩까고, 내 생일도 쌩깔정도로

 

그아줌마 사랑하는거같은데 "

 

" 결국 돌아오시게 돼 있어. 니가 눈물로 얘기 했잖아"

 

" ....몰라 나 아빠 돌아와도 예전처럼 못대할거같애요. 이미 내 기억에 아빤 쓰레기야"

 

" 어차피 완벽한 용서란 없어. 걍 이해하는 거 밖에... "

 

" 이해 못해"

 

" 나이 들면 이해할 수 있어, 지금 이해하란 거 아니야. 그냥 그 일에 신경쓰기엔 넌 너무 어리고

 

해야 할게 너무 많잖아. 흔들리지말라고"

 

" ... 알았어요. 최선을 다해볼께"

 

" 그래 착하다.. 왠일로 내 말에 고분고분하냐"

 

" ...."

 

" 자 이제 자. 낼 아침 먹고 집까지 델다 줄께"

 

몰라

난 안잤는데 샘은 잤는지 모르겠다.

난 밤을 꼴딱 새로 샘 손에 이끌려 집으로 갔다.

폰도 집에 놔두고 가서 집에 누가 있는지 몰랐다.

아빠 있으면 안돼는데

샘은 빨리 가라고 훠이 훠이 손짓하고 어쩔수없이 집에 들어가니 다행이도 아빤 없더라.

 

수많은 부재중 전화들 그리고 아빠의 문자.

아빠 좀 믿어달라고. 변명할 여지 없으니 변명하지 않을거라고

아빠이제 부끄러운 짓 하지 않을거니 열흘만 시간 달라고.. 이제 회사 일 줄이고

너와 엄마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거라고.

돈이 다가 아니란걸 깨닳았다는 장문의 문자가 와있었다.

 

.

 

그날이후 정말 아빤 달라졌다.

주말엔 무조건 집에서 자고, 엄마랑 같이 설거지도 하고, 여행계획을 짜기도 했다.

엄마랑 같이 거실에서 골프도 치고, 세상에 설거지를 하다니...........

엄만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너무 좋아하고

난 여전히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그래도 아빠가 저렇게 변했다는거에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샘한테도 고마웠고...

 

 

하루는 엄마가 날 불러가지고

 

" 지연아!"

 

" 어?"

 

" 너 거기 , 초희네아줌마가 말한 그 서울대 그룹과외있잖아"

 

" 어"

 

" 그거 신청할래? 2월10일부터 예약 받는다던데"

 

" 아니!!!!!!!!!절대!!!!!!!!!!!!!!"

 

" 왜 이제 샘도 관둬야돼는데"

 

" 아 뭔소린데!! 누가 관둔다는데??"

 

" 샘 이제 서울 가잖아! 학교 다녀야지. 몰랐나? 이제 복학 하잖아"

 

엄마가 새삼스레 왜그래 흥분하냐면서 날 이상하게 쳐다봤다

아 말도 안된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와 흥분하노 야가 니 샘 좋아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 나 샘 좋아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서울에서 학교 다니는데 여기 우째 오노, 안그래도저번시간에 내한테 카드라

조만간 관둘거 얘기 좀 해야겠다고"

 

" 나 샘 관두면 공부 안한다"

 

" 지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씨알도 안먹히는 정도가 아니라

걍 내 말은 허공에 흩어진다.

아니 근데 나 좀 빡치는거임. 나한테 미리 관두는지 어떻게 할건지 얘기를 해야될거 아님????????

 

그날 과외시간에 샘한테 막 따졌다

아 뭐냐고 왜 나한테 말도 안하냐고 적어도 나한테 말은 해줘야 되는거 아니냐고 하니까

실실 웃으면서 그럼 너 나랑 평생 공부할려고 했었냐고

이젠 고3전문 과외를 하던지 단과를 다니던지 해야된다고

막 그러는거다 난 졸라 심각한데 막 웃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언제 관둘껀데요?"

 

" 자취방 알아보고 할려면 2월초에 관둬야지.... "

 

" 아..."

 

아 발등에 막 불이 떨어져서 타는 기분이었음

어떻게 하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지 무조건 하지 말란 소리를 하기엔

너무 철없다는 소리 들을거같고 내가 생각해도 예전 같이 과외하는건 현실 불가능인거같고

아 진짜 머리가 깨질거같았다.

샘은 너 이제 중위권은 되니까 그때 엄마가 말한 그룹과외 알아보라고 막 그러는거임

 

" 공부 하기 싫어"

 

" ???????어?????????"

 

" 안한다고요, 샘도 없는데 무슨 공부를 해 난 걍 대학 안갈거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놈"

 

" 진ㅉㅏ 안가! 안가!"

 

" 얼씨구리?"

 

샘은 막 내 반응이 웃겨죽겠는지 계속 웃고, 옆구리 찌르면서 막 장난치고

아 근데 여기서 막 너무 빡쳐가지고 화내고 이러면 내가 막 좋아서 안달난게 다 들키고

혼자 머리에선 오만생각이 다 맴돌았음.

 

이젠 샘이 툭툭 물어보는 질문에도 대답 잘 하고, 어느정도 독해에도 재미들리고

샘이랑 일주일에 한번씩 하는 리스닝 테스트도 80점 이상 맞고 그러는데..

혼자 모의고사 문제집 사서 야자시간에도 맨날 다섯장씩 푸는데..

의욕 상실...........

힘이쪽빠지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고..

 

" 서울 놀러와 KTX타면 금방이잖아"

 

" 거기서도 알바 같은거 해요?"

 

" 보고 뭐 거기서 과외를 몇개 뛰던가.. 밤에 강사 나가던가 해야겠지"

 

" 샘 말대로 케텍 타면 금방이니까 걍 관두지말고 나랑 계속 해요"

 

" ㅋㅋㅋㅋ 아이고 샘도 좀 쉬자 쉬어"

 

 

샘이 가고, 난 짱구를 열나게 굴렸음

엄마한테 가서 겁나 논리정연하게 설명을함.

내 영어성적 올려준 일등공신이 과외샘이다. 지금까지 저렇게 잘 맞는 공부법을 만나본적이없다

내 성적 오른거 보면 모르겠나

나 진짜 지금부터 고3이라 ㄴㅓ무 중요한데 샘한테 과외 받으면 안돼냐고

막 샘이 너무좋아 절대 못보내 ㅠㅠ이런 뉘앙스로 한게 아니라 되게 이성적으로 ㅋㅋㅋㅋㅋㅋ

정말 냉정하게 난 샘을 이용해야겠다. 샘이랑 해야 내가 잘 될수 있다

엄마도 내가 대학 잘가는거 바라지 않냐고

 

니가 맘만 먹으면 샘이 중요하냐고, 샘은 지금 서울대 과외샘 구할려고하니까 그샘이 더 잘할거라고

내가 저 샘 사람은 좋은거같은데 널 좀 더 단호하게 빡세게 갈킬 필요가 있다면서

저샘은 너랑 너무 친구같아서 문제라면서 막 그러는거임

 

" 아 말도 안돼는소리하지마!!! 무슨 친구냐고!!!!!!!! 얼마나 나한테 단호한데!!!!!!!!!!!!!!"

 

아 막 흥분해서 펄쩍 뛰는데 엄마는 야가 와이라나.. 이러면서 되게 한심하게 봄

 

일단 한번 과외 받아나 보라고

샘은 2월 둘째주 화요일에 관둔다고 했다면서. 아쉽지만 어쩌겠냐고 니가 정이 많이 들긴 했구나

나중에 서울 가서 만나라면서 웃으며 말한다.

 

 

" 내가 서울에 있는 학교를 어떻게 가!!!!!!!! 엄만 바랄 걸 바래!!"

 

" 열심히 하면 돼. 안될게 뭐있어"

 

" 못가!!!!!!엄만 무슨 인서울이 장난인줄아냐??? 아 지방 국립대 꼴찌로라도 가면 감지덕지야!!"

 

" 야 지방국립대 꼴찌로 가라고 내가 너한테 몇백만원씩 퍼부운줄아냐?????????"

 

" 지방 국립대라도 가라매!!! 그건 쉬운줄 알아 그것도 못가 지금!!"

 

" 그럼 과외 왜했어!"

 

빽 소리지르는 엄마한테 대꾸도 안하고 걍 문쾅닫고 나가고 아빤 무슨일이냐면서 엄마랑 얘기하고

 

날 너무 과대평가하는 엄마 욕심에 지치고

샘이 내 옆에 없을거라는 생각에 또 지치고

내옆엔 아~~무도 없구나 그나마 어릴때 편 돼줬던 큰언니도 없고..

짱나서 눈물을 찔끔찔끔 하는데 샘이 문자가왔다

 

이번주 일욜에 같이 만나서 대학이랑 학과 상담하자고.

 

 

.

 

설에도 친척들, 가족들의 초미의 관심은 너 대학어디갈꺼니? 공부 잘하니?

그질문만 수십번

지쳐간다... 난 공부 싫다.

난 지금도 공부가 싫다

어떤거 전공할거니? 뭐 하고싶니? 이런거 물어주는 사람은 샘밖에 없다.

약간 퉁명스럽게 대답해주긴 해도, 하루종일 샘하고 문자하고, 설에 친척집 가서도 문자하고

밥상머리에서도 문자하고 그러니까 사촌오빠가 내 폰 막 훔쳐보더니

이거 이거.... 남친 있다고 분명히 남자친구있다고 막 그러더니 내 폰에 과외샘이라고 돼있으니까

얘 과외샘 좋아한다고 막 난리치는거

 

은근슬쩍 엄마 눈치를 보는데 엄마도 막 웃으면서 쟤가 과외샘 좋아하는거같다고

진짜정많이 들었나보다고 하긴 그쌤때매 그나마 공부에 조금 취미 붙인건 맞지 이러면서 막 웃는거임

근데 이제 과외샘 바뀌니까 애가 울상이라고 ㅋㅋ내가 못살겠다고

지나가는말로 큰엄마가 니가 반에서1등하면 되잖아 이러는거임

 

" 1등하면 내가 그 샘 얼마를 더 주고라도 불러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귀가 빡 틔이는거라

 

" 진짜???????????????????????"

 

아빠도 막 웃으면서 너 이번에 모의고사 치는거 평균2등급만 맞아도

내가 그샘 국빈대접하며 모셔온다며

 

" 솔직히 모의고사는 좀 현실적으로 무리고. 나 이번에 내신으로 반에서 3등안에 들면

 

나 과외 다시 하게 해죠"

 

이러니까 아빠는 오케 했는데 엄마는 ㄴㄴ 하는거임!!!!!!!!!!

 

" 안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에서 2등안에 드셈"

 

ㅅㅂ..............

 

" 엄마! 내가 무슨 원래 공부 잘하던 애도 아니고

 

나 일년 전까지만해도 알파벳도 몰랐던 애라는거

 

기억 안나??????????"

 

" 자랑이다 이년아!!!!!!!!!!!!!!!!!!!"

 

친척들 다 빵터지고 엄마도 막 빵 터져서

그래도 그정돈 해야지 내가 웃돈 더주고라도 그샘불러올거 아니냐고 해보라고 그러는거임

어차피 안될거 공부나 열심히 해서 2등 목표로 하면 반에서 10등안엔 들지 않겠냐..

그 생각인거다

 

사람이 물에 빠지믄 지푸라기라도 잡는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의지의B형임. 진짜 한다면 미친듯이 파고들어서 함

설에 제사지내고 막 친척들 윳놀이 하고 노는데, 나혼자 집에옴. 어차피 할머니집이랑 가까워서

버스타고 삼십분이면 올 수 있었거덩

그날부터 미친듯이 공부했음.

샘하고도 별로 연락안했음.

친구들하고도 잘 안놀고, 학교에서 끝까지 남아서 방학 오자 하고, 난 특별실?같은데서

두세시간 더 하고 갔음.

담임이 진짜 놀라가지고 막 나 문제집 공짜로 주고 그랬는데 ㅎㅎㅎㅎ

주말엔 집중 안되니까 독서실 끊어서 다니고

 

그러다가 샘이랑 보기로 한 날에, 시내를 나갔음.

 

" 너 엊그제 전화 왜 안받았냐??"

 

" 나 공부한다고 몰랐어여.."

 

" 헐....................."

 

샘이 막 웃더니 진짜 아 너무 뿌듯하다면서.. 백화점 가자고 가방 사준다 그러는거임

가끔 과외할때 샘 폰 보면 막 폰 요금도 밀려있고, 돈낼데도 되게 많던데.

공과금도 자기가 내는거같았음

난 진짜가방필요없다고 계속 마다하니까 샘이 내 손을 덥썩 잡더니 월급 받았다고 걱정말라고 ㅋㅋ

손 처음으로 잡았는데.. 크고 단단하고.. 되게 따뜻하고..

근데 손에 물집 같은게 좀 많더라

 

" 샘손왤케 텃어요"

 

" 몰라 나 옛날부터 손이 좀 안좋아 ........ 엄마가 가게 설겆이를 많이 시켜서 그런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진짜???????"

 

" 어 거의 가게 설겆이 내가 다했지 어릴때부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학원 강사하면서 분필 많이잡고 그래서 더 그래진거같다..

이거 겨울에 갈라져서 피도나와......ㅠ ㅠ 불쌍하징?"

 

아 귀여워

저 키에 덩치에 막 불쌍한척 하면서 입 삐죽거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다시 대학교 다닌다고 막 요즘 되게 화사하게 입고다님............

 

꼴사나워..

과외할땐 맨날 찌질하게 청바지에 남방 아니면 걍 티 쪼가리만 입고 다니면서...ㅡㅡ

 

" 복학해서1학년 꼬실라고 요새 꾸미고 다니네요?"

 

" 헐! 그런소리 어디서 들었냐???"

 

" 우리 언니가 다 말해줬거든요~~~ 복학생들 무섭다고!!!~~

 

막, 1학년 2학년 순진한 애들 꼬드겨 가지고

 

사귀고 그러자나여~~~~ 우리언니가 그런 복학생들 겁나 많데여 조심하라면서~~~"

 

" 어허 복학생도 사람이다"

 

" 완전 학교 간다고 신났네"

 

" 룰루랄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막 뛰는 시늉하면서

이제 상큼이들 보는구나~~ 저 고딩한테 해방이다 막 이러면서 웃는거임

 

ㅡㅡ^

 

그래도 백화점 좋은 메이커 가서 가방 고르고 싶은거 고르래서

아 진짜 이런걸로 망설여 본 적 없는데 겁나 망설여 지는거임

샘한테 최대한 돈 적게 들게 하고 싶었거든..

적당한 걸로 사고, 샘이 계산을 하고..

새뱃돈 받은거 있는데 나도 사주고 싶은데 또 안받겠지 ..........

 

그리고 같이 밥먹고 카페가서 대학 얘기 하는데

샘이 이런 저런 대학 추천해주고, 나도 내가 생각하는데 이야기 하고

최대한 수능으로 가는 곳 잡아야 할 거 같다고, 내신은 좀 힘들다고 워낙 망쳐놓은 게 많아서

만회 힘들거같다 이런식으로 얘기했다.

생각해놓은 과는 있냐고 그러길래 내가 평소에 생각한걸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 나 솔직히 샘"

 

" ㅇㅇ"

 

" 나 제과 제빵 하고 싶어여"

 

샘이 진짜 나를 한 오초동안 뚫어지게 보는거다.

 

" 왜??갑자기??"

 

" 갑자기 아닌데..........나 중딩때부터 그거 하고 싶었는데.."

 

" ...단순히 빵 만드는거? 그런건 학원에서도 하고.. 전문대도 있고... 그런데 그게...

 

부모님 아셔? 얘기해봤어?"

 

" 아니 전혀? 걍 어릴때 몇번 얘기해봤는데 걍 웃고 넘기던데... "

 

" 너 접때는 걍 경영학과나, 무난한 학과 얘기하더만"

 

" 아 그때는 별로 안친했을때고. 나 원래 호텔관광이나 호텔경영?이쪽으로 가서 제과제빵하고싶었어여"

 

좀당황하더니 샘이 막 친절하게 설명해줌

그런거는 길이 되게 다양한데. 걍 학원다닐수도 있고 전문대도 있고,

좀 더 높은 클래스로 가면 4년제 대학을 가서 호텔관광과 이런데를 가야된다고

자기 친구도 지금 거기 다니고 있다고.

그러면 호텔관광학과를 가야겠네. 이럼

 

" 니가 그런쪽에 관심 많은줄 몰랐네..."

 

" 근데 엄마한테 말을 못하겠어. 내가 일류대 갈 처지는 안돼고, 난 전문대에서 제과제빵 배우면서

 

취직해서 빵 만들고 나중에 가게 차리고 그렇게 살고 싶은데요..

 

엄만 그깟 빵만드는거 할거냐고 난리날거같애서.."

 

샘이 막 그런거 아니라고 위로해주고, 꿈은 언제든 변할 수 있으니까 좀만 더 생각해보자면서

어깨를 토닥인다.

아직 엄마한테는 자세히는 얘기하지말라고. 엄마도 생각이있으시기땜에 니가 그얘기하면 놀라실거라고

샘도 엄마 성격 겪어보니 알거덩....

누구보다 자존심강하고, 학력, 직업, 가정환경으로 사람 판단하고.

자기가 생각하는 기준선에서 조금만 내려가 있으면 무시하고..

내자식 내새끼들은 무조건 최고가 돼어야 한다는 ㅋㅋ 그런 생각?...

어쩌면 모든 엄마들이 다 하는 생각이겠지만 우리엄만 그런쪽으로 무서우리만큼 집착이 강했다.

언니들이 알아서 척척 공부는 잘했지만, 학과를 정하고, 취직을 하는데 있어서는

엄마 입김이 안들어갈 수가 없었다.

어쩌면 큰언니는 그게 너무 싫어서 영국으로 가버린 걸 수도..

아빠도 엄마의 그런 모습에 질려버렸을수도..?

 

샘이 집에 데려다주는 택시에서 이제 금요일이 마지막 과외라고 그러는거임

눈물이 핑

근데 막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어차피 볼거니까. 영원히 헤어지고 그런거 아니니까

두고보라고

 

" 나중에 시간될때 샘 학교 놀러오고 하면 구경시켜주고 맛있는것도 사주고 할께"

 

" .........."

 

" 울어 ?"

 

" 아 맨날 우는줄 아나.."

 

" ㅋㅋㅋㅋ 공부.... 열심히 해야 돼는거 알지?"

 

" ..........."

 

" 궁금한거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해서 묻고. 새벽에도 전화해도돼. "

 

" ........"

 

" 나 엄마랑 약속했어요. 이번에 반에서 1등아니면 2등하면, 샘 다시 과외 부르기로"

 

" 엥?????"

 

샘이 막 웃으면서 너희엄마가 현명하다고 ㅋㅋㅋㅋ 그래 그러자 ㅋㅋㅋㅋ

전교 일등하면 내가 니 노예가 된다면서 막 그러는거임

시방 ㅠㅠ 아무도 날 믿지 않아....

 

그날따라 샘이랑 헤어지는데 어찌나슬프던지

 

 

 

.

 

 

 

 

 

마지막 수업날

샘이 원래보다 한 30분 일찍온거다. 오자마자 내 손 냄새를 맡는거임

킁킁

 

" 이짜식 또 담배 폈네 "

 

" ....샘 간다니까 속상해서 폈다 왜"

 

" ? 너 요새 은근히 반말을 잘섞어..."

 

아 피곤하다 이러면서 내 방에 잠깐 뻗는거임. 아예눕진 않고 걍 머리만 책상위에 놓고

왜피곤하냐니까 이제 슬슬 복학할려고 서류 준비하고, 집 이사 준비하고

이것저것 하려니까 진짜 너무 피곤하다고...

 

" 내가 여기 올 때 그나마 젤 맘이 편했는데... "

 

이러는데 엄마가 들어왔다.

간식 주고, 아 샘 좀따가 가시기 전에 얘기 좀 하자고 하면서 나가려는데, 내 책상위에 라이터를 봄.

헐 저거 숨기는거 깜빡해따...

저번에도 욕실에 라이터 놔둬서 그때도 엄마가 나 보고 이거 누구거냐고 그랬는데..

아 진심 ㅈ됫다.....

 

엄마가 일단 말없이 그걸 챙겨서 나가려는데 샘이

 

"  아 어머니 그거.. 제건데요"

 

" 아... 샘꺼에요?"

 

" 예 아 죄송합니다. 제가 아까 모르고 거기 놔뒀나봐요"

 

" 아.... "

 

이러고 엄만 나갔음

샘이 꿀밤을 콩 때리면서 조심하랬지 으이그

너 진짜 언제끊을래 엉?? 요새 남자들 담배피는 여자 얼마나 싫어하는줄 아냐고

너 꼬리 길면 언젠가 밟힌다고 이제 한번 더 들키면 변명해줄 사람도 없으니까 진짜 피지말라고

 

그러고는 수업을 하는데 샘도 하는둥 마는둥 나도 하는둥 마는둥..

수업끝날때가 됫음.

영원히 헤어지는것도 아니고, 걍 서울에서 학교 다니니까 자주는 못보겠지만 어쩌구저쩌구

혼자 머리속으로 되뇌이면서 막 스스로 위로를 하는데

눈물이 막쏟아질거같은거지..

난 울기 시렀다..진짜 우는모습 보여주기 너무 싫어서 진짜 쿨하게 오늘 낮에 급히 산 핸드크림하고

손편지하고 내밀었다.

 

" 어차피 좋은 거 사주면 받지도 않을꺼니까 이건 초 싸구려 핸드크림이니까 이거라도 받으세요"

 

샘이 향 맡아보면서 진짜고맙다고.

이거 쓸때마다 우리 지연이 생각나겠네. 샘 이거 바르고 손 완치돼서 올께 ㅋㅋㅋ

이러고 ,샘도 내가 담담하게 있으니까 머리한번쓰다듬어주고 엄마랑 상담하러 갔다.

 

엄마방에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데 엄마가 좀 언성이 높아짐.

아 문열고 들어가서 듣고싶은데 ㅠㅠ

 

한 이십분얘기하고.

구십도로 정중하게 인사하고 나가는데, 난 차마 나가서까지 배웅을 못하겠어서 현관앞에서 배웅하고 말았다.

 

" 지연아 샘 간다.. 울지도 않냐"

 

" ................."

 

" 으이그 꿀돼지.. 절~~대 살빼면 안된다. 맛있는거 많이 먹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다같이 인사를 하고 엄마가 어이가 없다는듯이 날 불러서 말했다.

 

" 아니 니 호텔 관광 가고 싶다 했나 샘한테??"

 

" 어??"

 

" 아니 샘이 니가 그런쪽이랑 잘어울릴 거 같다 카데"

 

" 아...어.. "

 

" 성격적으로 잘맞고 요새 그 과도 뭐 전도유망하다 어쩌고 하는데.. ㅋㅋㅋ아니 니가 켓나 안켓나"

 

" 내가 뭘?? 걍 그런과도 있는지 물어만 봤다 왜"

 

" 아니 그럼 니가 가고싶다고도 안했는데 지가 왜 저난리고 웃기는 사람이네"

 

" ..........."

 

" 참나... 별걸 다 참견이네...."

 

" 엄마! 왜그러는데 샘이 나 걱정해서 얘기하는거지 아 진짜 좀 그러지좀 마라"

 

" 아니,, 니가 하고싶다고 얘기도 안한거를 지가 막 추측해가지고, 전문대를 가라니 마라니

 

그런얘기를 하길래 내가 어이가 없어서 그러지"

 

" ........."

 

" 그런거 나와봤자. 호텔 지배인 하고 호텔 경영하는건 소수 아이가.

 

내가 그런 과 나와가지고 호텔 시다바리 하면서 월급 쥐꼬리만큼 받고 사는 사람 수도없이 봤다.

 

무슨.. 말도 안돼는.. 호텔경영은 호텔경영이야.. "

 

엄마랑 얘기하니까 또 가슴이 답답해졌다.

대꾸하고싶지도 않아 방에 들어가려는데 엄마가 샘이 주고갔다면서 니가 봐야될거같다고

조그만 수첩같은걸 주는거다.

 

보니까 내 공부방법 문제.. 취약한 과목, 잘하는 과목, 어디에 취약한지 항목별로 세세하게 적어놓고

영어 문법은 어디를 더 보강해야되는지 이런것들

막 세세하게 다 적어놨음.,,

그리고 맨 뒷장에는 전국 호텔경영학과 있는 대학들이랑.. 학과 이름들..

수능반영 비율 이런거 진짜.. 글씨도 못쓰면서 깨알같이 다 적어놨더라..

 

 

 

 

 

 

 

 

 

그렇게 어이없이 샘을 보냈다.

서울로 가기 전에 한번 더 보자고 서로 얘기 했었는데. 그날은 하필 할아버지 제사였고..

몰라 얼렁뚱땅 고3이 됫고 나도 학생 지도 학생 ..ㅋㅋ 우린 둘다 학생신분으로 돌아갔다.

 

그때 난 진짜 밤만 되면 방에 쳐박혀서 엠피쓰리 들으면서 울었다.

막 일부러 슬픈 노래 다운받아놓고 베개에 얼굴 파묻고 계속 우는거다.

그러다 저절로 지쳐 잠들고

어차피 내 방은 2층이라서 일부러 엄마가 안올라오면 못보니까.

 

아빠가 너 요새 힘없어 보인다고. 보약이라도 한 채 지어줄까 하는데 됫다고 하는데

손에 힘이 없어서 숟가락을 떨어트렸다

엄마 놀라고, 너 왜이러냐면서 막 아빠랑 걱정하고..

그런 나날들이 계속 됫다

 

그러면서도 엄만 결국 날 그 과외에 집어넣고 ㅋㅋ 그래 뭐 곧잘 했다.

어떤말은 알아들을 거 같고 어떤말은 못 알아들을 것 같지만 그래도 풀라는 거 풀고

해 오라는 거 해오고..

공부 꼬박꼬박하고. 확실히 공부는 진짜 열심히 했다.

밤에 샘하고 문자 하고 음악들으면서 울면서 잠드는거 빼고는

평소 생활은 그냥 무난하게 지나갔다.

 

샘하고는 거의 문자는 매일했고 전화는 삼사일에 한번?

그냥 시시콜콜한 농담을 해도 한두시간은 훌쩍 넘겼다,

 

샘이 먼저 하면 전화비 많이 나올까바

일부러 내가 타이밍 잡고 또 잡고 해서 먼저 했다.

샘이 와도 내가 전화기 고장난척 하고 끊은 다음 다시 내가 하고.

정말 그 시절이 아니면 절대 못했을 천사표 배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학교 다니느라 많이 바쁘다면서.. 대학이 이젠 노는곳이 아니라고.. 진짜

스펙쌓는거 빡시다고 너도 각오해야 될거라고 막 그러는데

니가 아무리 힘들어 봤자 여기 남겨진 나만큼 힘들겠니 소리가 막 입밖에 나올랑말랑 ㅋㅋㅋㅋ

 

시간은 또 흘러 벚꽃흩날리는 고3의봄.....

 

드.디.어

중간고사를 쳤는데, 반에서 6등을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20등22등 이렇게 했던 내가...................

심지어 영어는 하나 틀려서 전교에서 2등을 했더라.

 

과장 좀 더 보태서 우리반은 발칵 뒤집어졌다. 적어도 우리반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임이 와서 너 혹시 꿈에서 누가 시험 답 갈켜주냐면서 ㅋㅋㅋㅋㅋ 너 컨닝 아니지?이러고

친구들도 다들 놀라워했다.

 

정작 난 그저 그랬다.

내가 등수 적힌 종이 보면서.. 2등이 아니잖아.... 이러니까 친구가 미친년 어디가서 돌맞을 소리한다고

내 상황을 모르니까..

 

학교마치고 집에 터덜터덜 오는데 엄마가 막 맛있는거 해놓고 날 기다리고 있는거다

보자마자 막 안아주면서 잘했다고. 더 올라갈 길밖에 안남았다면서 막 눈물글썽거리는거임..

알고보니 담임이 엄마랑 통화를 했나봄.

진짜 성적이 너무 쑥쑥 올라가지고 얘 전문대도 못갈거 같더니 수능으로 가면 승산있을거같다고

모의고사 점수도 많이 오르고. 영어는 이제 반에서 일등이라고

하튼 뭐 이런식으로 엄마를 완전 막 춤추게 만들었나봄..

엄만 흥분해서 난리났고.. 아빠는 용돈 주고.. 작은언니 전화오고..

 

엄마가 참 기뻐하더라. 어릴 적부터 공부를 잘 했으면 아주 날아다녔을텐데...........

그런 모습이 쨘 한 것도 있었다.

 

가슴이 답답해서.

방에 가서 큰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형부가 받길래, 언니좀 바꿔달라고 하는데 그 목소리에도 울음이 섞여있었나보다.

받자마자 우리 막내 왜우냐고 그러는데 눈물이 터져서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됫다.

 

언니 있지........나 과외선생님을 좋아하게 됬다고

진짜 상사병이 이런건지.. 이러다가 죽겠다고.. 나 미치겠다고.

과외샘때매 시작한 공부 어쩌다 보니 성적 오르고, 엄만 내 분수에 안맞는 엄청난 기대를 하고..

점점 사람들 기대는 커져가고

내가 하고싶은건 무시당하고..

 

어릴적부터 내가 유일하게 기대던 언니기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다 털어놔버렸다.

그때 언니 나이가 20대 후반이었는데.

얼마나 웃겼을까

근데 지금 까지도 언니한테 너무 고마웠던건.

진짜 한번도 안웃고 엄청 진지하게 얘기 다 들어주고. 날 위로해줬던 거다.

 

" 언닌 니 고민 절대 우습게 생각 안해. 그냥 한순간의 철없는 감정이라고도 생각 안해.

 

왜냐면 니 말대로 이제 고2, 고3이면 알만큼 다 알거든.

 

니가 그사람 정말 사랑하는거 알겠어. 잘 알겠고 엄마 관심이 너무 크고 집착이 너무 커서

 

니가 열라 힘들어 하는 마음도 알겠어.

 

나 지금 당장은 답 못주겠다. 몰라 이거는 영원히 답이 없을 수도 있어.

 

지금 아침이니까 언니 출근도 해야돼고 정신 없다. 언니 출근해서.. 조용히 생각 좀 해보고

 

전화할테니까 그때 다시 해결책 찾아보자"

 

이러고끊었다.

 

 

전화끊는데 문자가 와있었다.

샘이 시험잘쳤냐고... 잘쳤다고 6등했고 영어는 한개 틀려서 전교2등했다고.

바로 전화가 오는거다

너무 울어서 목이 쉬어서 일부러 안받고 문자로 나 서울 놀러가도돼냐고, 학교 구경시켜달라니까

잘데 없어서 안된데.

자는건 우리 언니 자취방 서울이니까 상관없다고 뻥치고 토욜에1박2일로 갈거라고.

그렇게 약속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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