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쓸 기운도 없지만, 내 얼굴에 침뱉기라 어디다 말도 못하고 속은 터질 것 같아서 혼자 주절거리는 거니까 이해해주세요. 최대한 간단하게 쓰려고 하겠지만, 길어질 지도 몰라요. 편하게 음슴체 사용할게요.
현재 둘째 출산 한달째 되는 산모임.첫재는 4살, 세 돌이 얼마 남지 않은 딸이고 시댁이 가까워 출산 후 병원에 있을 때와 산후조리 중인 현재 시댁에 맡기고 있음. 문제는 남편이 함께 시댁에 가 있다는 것.즉, 나는 한달 된 신생아와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24시간 버티며 집안일(빨래, 청소, 설거지, 밥하기 등)을 오로지 홀로 하고 있으며 당연히 신생아케어(수유, 기저귀, 재우기 등과 가끔 목욕까지도) 혼자 하고 있음.
왜 혼자 이러고 있는지 지난 한 달간의 이야기를 대충 풀어놓겠음.이해를 돕기 위해 첫째 때 일도 몇가지 풀어놓겠음.
1. 첫째는 예정일 일주일 넘기고 유도분만하여 잠도 충분히 자고 밥도 충분히 먹은 상태에서 출산하였음. 힘 잘 준다는 칭찬받고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은 채 3.9키로 우량아를 한방에 낳음. 낳았을때는 오히려 시원하다는 느낌 받을 정도로 순산이었음. 하지만 아기가 방향이 반대로 되어있어서(이것도 제 방향 못잡으면 수술해야 하는 상황) 80% 진행된 상황에서 4시간을 버텼고(그 전까지는 참을 만하지만 80% 진행 상태부터는 극도의 고통을 느낌. 중간에 몇 번 정신을 잃어 간호사가 계속 깨우고 그랬음) 남편은 옆에 있었지만, 그 당시 한창 유행하던 애니팡을 하느라 진통하는 7시간 내내 내게 정수리만 보였음. 진행이 너무 안돼 힘들때 진통이 없는 그 짧은 틈을 타서 검색해보니 허리랑 골반 마사지하면 진통완화에 효과가 있다길래( 허리진통함)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그런 카더라 믿지 말라며, 혼자서 이겨낼 생각해야지 남한테 의지하려 하지 말라 함. 본인 스스로 남이라는 말을 하다니. 그 말 듣고 더 말할 가치를 못느껴 등 돌려서 침내 난간 붙든 채 이 악물고 버팀.아기를 낳고 회복실에 있는 한 시간동안에도 출산했다고 여기저기 카톡하고 전화하느라 내 옆에 있던 시간은 5분도 채 안됨.
2. 산후조리를 시댁에서 했음. 시어머니 정말 좋으신 분임. 하루에 다섯끼씩 밥상 차려주시고, 한여름인데도 찬물 먹으면 안된다며 목마르다고 할 때마다 물 새로 끓여주시고 약쑥 사다가 좌훈기 만들어 주시고...암튼 2주 정도는 정말 손하나 까딱 안하고 잘 쉬었음. 문제는 남편. 애는 내가 낳았는데 지가 신났다고 여기저기 술마시러 다님. 출산턱(?) 같은거. 언젠가 하루는 애기가 하루종일 너무 보채서 (시어머니가 안계신 날이었음) 밥도 제대로 못먹고 화장실도 못가고 엉망인 날이었음. 남편 퇴근했길래, 오늘 하루 힘들었다 얘기했더니 남들은 애 낳고도 화장실가고 밥 잘 먹고 하고싶은 거 다 하면서 애만 잘 보던데 왜 너는 유난이냐 함. 그러면서 친구집에 술마시러 간다 함. (참고로 아주 작은 시골마을이고 거의 날 때부터 함께 해 온 친구들이 다 고만고만한 거리에 살고있음. 일주일에 5~6일은 술먹고 들어왔음) 어이가 없었지만, 말할 기운도 없어 일단 나 밥먹을 동안만이라도 애 좀 봐달랬더니 애 가만히 잘 누워있는데 그냥 알아서 먹으라며...말할 기운도 없어 화장실 가서 눈물 좀 짜고 왔더니, 기껐하는 말. 그래도 술자리는 가봐야한다며....또 혼자 애보다가 시어머니 오시고나서 겨우 밥 먹음.
3. 한 달 반을 시댁에 있다가 집에 돌아옴. 이때부터 독박육아가 시작됨. 위에 언급했듯이 남편은 거의 일주일 내내 술을 먹는 사람이고, 집에 돌아온 그 날부터 애기 목욕부터 시작해서 육아와 살림을 온전히 나 혼자 함. 애기는 정말정말 예뻐하지만 웃고 있을때 뿐이고, 애가 울면 쳐다도 안 봄. 자기가 안으면 더 운다고. 평소에 안봐주니 낯설어한다는 생각은 못함. 애가 보채거나 울거나 하면 무조건 나한테 젖물리라는 말부터 함. 첫 애 키우는 2년 동안 남편에게 제일 많이 들어본 말이 "애 젖물려." 내가 사람인지 젖소인지... 첫 애 돌 때까지 남편이 목욕시킨 건 두 어번정도...외출시에도 아기띠 항상 내가 맴. 자기는 허리아파서 아기띠 못하겠다고.(남편 키 184센치에 몸무게 96키로..보는 사람마다 운동했냐 할정도...나 키 158에 50키로 초반..)
4. 작년 여름, 슬슬 일을 시작하려고 공부하던 중 연수때문에 두 달간 집을 며칠씩 비울 일이 자주 생김. 하루 이틀 정도일 때는 본인이 집에서 애 보고 하더니, 삼사일 이상 내가 집 비우는 일이 생길때는 무조건 시댁행. 그래도 이때는 애가 말도 어느정도 해서 의사소통하고 얼굴도 예뻐지고 아빠아빠하며 애교부리니 엄청 예뻐하기 시작함. 나 없이 어머님이랑 셋이서 지내다보니 많이 친해졌는지 그 전까지는 아빠한테 잘 안가고 낯설어하던 첫애도 아빠를 꽤 잘 따르게 됨.
5. 첫애를 키우며 이혼위기가 두 번 있었음. 재작년, 나는 독박육아로 거의 끝을 보고 있는 상태였고 남편은 회사가 없어지며 실직상태가 됨. 처음 한두달은 잘 지냈는데, 세달째쯤부터 서로 부딪히기 시작. 육아스트레스에 극이 달한 나, 백수라는 자격지심으로 뭉쳐진 남편. 나중에 얘기하는데 자기가 돈버는 기계인 것처럼 느껴졌네, 돈도 못 벌어다줘서 힘들었네, 자기가 밖에서 일해 돈벌어오는 건 생각않고 육아 참여 안한다고 하는게 기분 나쁘네 어쩌네 이런얘기들을 함. 암튼, 정말 이혼 직전까지 갔었는데, 어이없게 동네 사람들이 와서 중재함. 나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려했고 남편은 마지막으로 얘기나 해보자 하는 날이었는데, 외출했다 오니 남편 친구 와이프들이 집에 있는 것임. 여기가 아주아주 작은 깡촌 시골이라 동네사람들이 좋게 말하면 서로 위하고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이 말도 아닌데, 부부싸움에까지 찾아와 이래라 저래라 할 줄이야. 멍청한 남편놈은 그 사람들이 하라는대로 똑같이 따라읊고 있고. 이때 이혼을 했어야 했는데, 어쨌든 남편이 사과하고 흐지부지 넘어감. 내가 병신임.
6. 그렇게 일년이 조금 안되었을 무렵, 작년 여름임. 또다시 이혼위기가 찾아옴.남편 친구네가 이혼을 함. 와이프는 나와 남편과 함께 결혼전 모임을 통해 알게된 사람이었고, 우리가 굳이 소개해준 건 아닌데 어찌어찌하다가 남편 친구랑 결혼함. 정확히 말하면 혼인신고만 한 상태였고, 암튼 이것도 말하자면 긴데, 이 커플 때문에 결혼 전에도 파혼위기 온 적 있었음. 결시친 최악의 상황만 다 모아놓은 커플이라고 보면 됨. 암튼, 내가 보기엔 양쪽 다 문제가 많았고, 개인적으로는 남자쪽 문제가 더 컸음에도 불구하고, 그놈의 오지랖들로 소문이 이상하게 나서 여자만 병신돼서 쫓겨나다시피 함.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남편이었는데, 남자쪽 말만 듣고 이혼도 하기 전데 여자를 __ 미친년이라고 대놓고 욕함. 그리고 여자가 나랑 좀 친했는데(같은 서울사람이라 낯선 타지에서 의지도 됐고, 결혼 전 남편, 나와 함께 모임에서 알게 된 지라, 결혼전부터 우리 셋은 친분이 있었음) 여자에게 있는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림. 여러가지 있는데 일례를 들면, 여자에게 빚이 1500정도 있었는데, 정확한 사유를 남자에게 말하지 않았다 함. 이게 내 탓임??? 마치 내가 그 돈을 사기친 것마냥, 내가 속인 것마냥 나를 잡는데 돌아버리는 줄 알았음. 그 부부 이혼의 결정적 원인도 저 돈 때문이었는데, 웃긴 건 남자가 가진 빚은 억대였음. 근데 빚 천 오백만원 때문에 여자 병신만들어 내쫓음. 남편이 그 친구만 만나면 와서 나한테 뭐라하길래 그때 이혼하겠다 완전히 마음먹음.
7. 그런데, 내가 임신을 한 것임.미친 것 맞음. 욕먹을 짓임. 근데 남편과의 관계는 한달에 한 번 있을까말까이고, 계산해보니 여름 휴가 다녀와서 기분좋을 때 딱 한 번 한 게 임신이 된 거. 이혼을 생각하게 된 건 관계를 가진 뒤에 생긴 일이고, 아기낳고 다시 생리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라 들쭉날쭉 했던 탓에 임신사실을 8~9주 차쁨 되어서 늦게 알게됨. 그 즈음 나는 일과 공부로 집을 자주 비우며 어떻게 하면 최선의 이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였음. 홀몸이면 그냥 이혼서류 던지고 나와버렸을텐데, 아이가 있으니 그도 쉽지 않았음. 계속 전업이었기에 당장 살 길도 막막했고, 친정도 어려운데다 사이도 좋지 않아 기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아이가 10살까지는 남편에게 맡기고 11살이 되면 내가 데려와서 키우자는 데에 거의 마음이 확고해지는 상황이었음.일단 시어머니를 믿었고, 남편이 육아에 무관심했을 뿐이지 아이 자체에는 끔찍했기에 걱정은 없었음. 내 마음이 문제였는데, 어릴때 시골에서 자라는게 환경적으로 좋을 거고, 나도 어느정도 자립해서 아이를 키울 여건이 되었을때 데려오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음. 11살이면 생리도 시작할테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딸아아이에게 엄마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일테니 충분히 설득이 될 것이라 생각했음.(그 전에 이혼얘기 나올때 아이 데려간다니 소송하자 그런적이 있어서 나름 객관적으로 충분히 생각하고 알아보고 설득할 수 있도록 준비함.)그런데 임신을 한 것임. 속이고 이혼한 후에 혼자 낳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첫애도 놓고오는 판에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늦게 알리면 알릴수록 말만 많아질 듯하여(말했듯이 시골 오지랖들..게다가 내가 일 때문에 자주 집에 안들어갔으니 뒷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 바로 임신사실을 알림. 남편 입이 귀에 걸려서 뛸 듯이 기뻐함.(남편은 내가 이혼 준비중이었단 사실을 전혀 모름).남편 로망이 원래 아이 셋이었음. 근데 독박육아로 지친 내가 더 이상 아이는 안 낳겠다 선언하고 수술해라, 콘돔써라 매번 다그치던 상황에 둘째가 생기니 엄청 좋아함. 둘째는 자기가 다 키울테니 나보고는 손도 까딱 말라고. 개풀 뜯어먹는 소리였음. 암튼 한동안 좋아하다가 둘째가 또 딸인 걸 알고 살짝 시들해짐.(남편은 아들만 셋인 집에서 자라 딸만 셋 낳기를 원했으나 막상 딸 낳으니 이왕이면 아들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은연중에 비침.) 좀 서운해 하는 듯 하였으나 출산이 다가올수록 점점 내게 잘해주고, 매일저녁 칼퇴근에 첫애 목욕 전담하고 놀아주고, 주말에는 요리도 해주고, 자주 놀러다니고 암튼 달라지는 듯 보였음. 아빠에게 데면데면하던 첫째도 아빠를 너무 사랑하게 됨. 이대로라면 내 아이들에게 행복한 가정 만들어줄 수 있겠다고 생각함. 근데 착각이었음.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네요. 둘째 낳고 산후조리 관련 얘기를 쓰려고 한 건데 첫째 때 얘기쓰다가 끝나버린......타지에서 독박육아하려니 말할 사람도 없고, 친구들에게 말하기에는 내 얼굴에 침뱉기라 하고 싶지 않고, 그러다보니 꾹꾹 눌러만뒀던 얘기들이 많아서 그래요.....둘때 얘기는 이어지는 판에 쓸게요. 이거 너무 길다 하시는 분들은 두번째 글만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