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한 지 약 1년이 지나고 있는 아직은 새신랑인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현재 10개월 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아이가 한 명 있고, 그저 바라만 봐도 너무 행복합니다. 동시에 우리 와이프 또한 우리 아이만큼, 어쩌면 아이보다도 더 사랑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항상 와이프한테 고마운 부분은 아이를 갖고 피치 못하게 현업에서 한 발 물러나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꿈을 잠시 접는다는 게 부모로서의 희생이거니와, 매우 어려운 부분인데 저로서는 너무 감사한 부분이죠.
문제는 지금부터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현재까지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와이프와 이견을 좁히기가 어렵습니다.
내용인 즉, 장모님께서 아이 먹을 것을 주시는데 아버지인 제가 자제를 간곡히 부탁드려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정 부분만 말씀드려보자면 아이가 갓 100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오물오물 거리면서 먹는다고 흰 쌀밥을 한톨 입에 넣어 주셨습니다. 5~6개월 사이 치아가 살짝 나오려 할 무렵에는 아이가 먹기에는 무리가 있을 법한 딱딱한 사과를 입에 물려주셨습니다. 당시 치아가 살짝 나온 관계로 아이가 오물거리다가 사과의 일정부분이 잘려 목으로 넘어갔는데, 잠시지만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헛구역질을 했던 사실도 있습니다. 물론, 저로서는 몇 번이고 주시면 안된다. 돌 지나고 나서 주셨으면 좋겠다고, 그래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당부 아닌 간곡한 부탁을 드렸죠.
네. 잠시 뿐입니다. 9개월이 지날 무렵에는 몰래 성인용 요구르트(윌)를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분유를 먹기 전 과다한 귤 및 바나나 섭취가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분유 섭취 후 주셨으면 좋겠다 말씀을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주십니다. 매번 주십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몰래 주십니다. 한 번은 몰래 주셨다가 “앗 걸렸네” 하십니다.
그냥 그 상황에 대한 원론적인 답변. 그 장면을 바라보면서 제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속상하다고 느끼는 점은 몰라주시는 것 같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 얼마나 이쁘다고 생각하시겠습니까. 그 마음 백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먹을 게 귀했던 시절을 겪으셨던 분들이라, 먹는다는 것은 행복. 나아가 내 손녀 잘 먹여야지, 잘 먹으니깐 이쁘다라고 생각하시겠지요.
저 또한 얼마나 이쁘면 약간의 자제를 부탁드리는데도 먹을 걸 주시겠나. 또 물론 먹지 못할 음식을 주신 건 아니니, 그냥 감수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와이프와 트러블이 생기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하지만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면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입니다. 뭐든 입에만 갖다 대면 사리분별을 할 수 없는 나이인지라 쳐다보고 입 벌립니다. 먹고 싶어서 입을 벌리고 쳐다보는 게 아닙니다. 책도, 비닐봉지도, 리모컨도, 핸드폰도 모두 입에 갖다 댑니다.
즉 부모의 정확한 판단과 조절이 필요한 나이이죠. 음식물 섭취는 아이의 건강과도 직결됩니다. 이 시기에 어떠한 영양분을 얼마만큼 섭취하느냐에 따라 향후 아이의 체질이 정립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과 생각들에 대해 와이프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생각이 어떠하냐고도 물어봤죠. 나아가 장인 장모님께 잘 좀 말씀드려달라고 약간의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와이프에게 진정성을 담아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와이프의 답변은 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하자. 나중에 후회할 일 만들지 말자. 이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네. 살아계실 때 잘해야겠죠. 아니 잘 해야죠. 세상에 하나밖에 안계시는 부모님이니까요. 그 효도가 장모님께서 아이 먹을 것 주시는 부분으로 대체할 수 있는 걸까요? 부모로서 아이는 소유 개념이 아닌 건강하게 키워 사회의 구성원으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바로 잡아줘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제가 우리 아기 먹는 부분에 있어서는 민감하고, 이 부분은 바꿀 수 없다고 강경하게 나간 게 문제일까요?..
와이프는 자신이 추구한 행복은 이런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부모님 걸린 일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당분간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합니다.
통상 문제되는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면 ‘주객전도’가 일상인데, 이러한 와중에도 와이프가 말한 핵심 내용만 꼽으면 저 정도로 추려집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문제는 간단한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아이 먹는 것.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제 맘도 편해지고 서로가 불편해지는 일이 없을 텐데 말이죠....
해결책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