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하소연할때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습니다.
나는 8살 어린 아내와 30대중반즈음 만나 결혼을 한 40대 초반의 못난 남편입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이 없어서, 총각시절 모은 약1억원 못되는 돈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집사람의 학자금 대출 마이너스 2500만원까지 감안하면 우리 가정은
약 7천만원정도로 시작한거겠네요. 전세자금대출을 받아서 20평대 아파트에서 신혼의 둥지를 텄습니다.
결혼이후 7년간 거의 외벌이로 어린 와이프와 자녀2명의 가장의 역할을 했습니다. 나의 직업은 "사"자가 들어가는 직종 중에 후진~ 전문직입니다. 결혼 당시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야근과 주말출근이 엄청 잦은 직업이라. 결혼 시작부터 가족에 소홀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늘상 12가 다되서 퇴근하고.. 그걸 넘기는 시간도 엄청 많았으니.. 집에 들어오면 정말 녹초가 되어있었습니다.
결혼 후 얼마안되서 첫째를 출산하고... 처가에 가있던 3개월을 제외하면, 와이프 혼자의 노력과 고생으로 아이들을 키운게 맞지요.. 단지 저는 돈만 벌었을뿐.... 한달 소득이 약 450만원정도 됬는데, 늘상 생활비로서 부족했습니다. 집사람한테 아껴서 써야한다는 말을 할때마다, 다툼이 있었네요.. 그럼 내가 아껴쓰지 않는다는거야..로 시작했죠. 2년마다 전세금이 3~4천만원씩 올랐던것 같습니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100만원씩은 늘 전세자금올려 줄 준비로 저축을 한거 같습니다. 집사람의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했고... 하지만 가족에겐 소홀한 남편일 뿐이죠.. 회사에서는 유능한 남편을 전혀 원하지 않습니다.
결혼 3~4년 후에 둘째를 출산하고 개업을 했습니다. 사실 둘째아이를 출산하던 전날 철야를 하고 회사에 꽤 실망을(여러 맨파워가 있는데 굳이 출산 예정일인날..나를 그프로젝트에. 우리 사이에..물론 내가 유능하긴합니다만 ^^;;;)하고, 서울에서 경상도로 운전하러가며 개업을 결심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그냥 맨땅에 헤딩하는 개업. 처음에 아무 수주한 일없이 한 개업이었습니다. 몇개월간을 클라이언트를 사칭하는 녀석들 뒤꽁무니 따라다니느라 역시 회사생활할때처럼 끊임없는 야근과 더불어 음주..까지..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부양가족이 늙은 어머니까지하면 4명이니까... 멈출수 없는... 매일 술을 마시는데 체중이 5키로는 빠졌었네요. 물론 가족에겐 소홀한 남편일 뿐이죠....
결혼하고 사업하시겠다고 장모님이 5천만원을 빌려달라해서 대출을 해드렸습니다. 나중에 보니 집사람을 통해서 집사람 친구에게 또 천만원을 더 빌렸더군요. 장모님 망했습니다. 와이프 친구에게 빌린돈도 제가 대신 갚아주었습니다. 장모님 조금씩 갚아주시더니,..어느순간부터 안주시네요.또, 어느새 보니 집사람이 인터넷쇼핑에 중독되어서, 나 몰래 카드론, 현금서비스 받은 금액이 천만원이 넘더군요... 우연히 알게되서 지랄지랄하고...갚아주었습니다. 이유는 혼자서만 육아하고 가사하고.. 우울하다고....
근데.. 나도 우울한데.... 제 용돈은 30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쇼핑도 잘 못합니다. 누군가 챙겨줘야 옷사입고 신발사는 쇼핑에 매우 모자른 타입.. 쉽게 긁지도 못합니다.... 여름에 집사람이 사준 구멍난 메쉬운동화를 겨울에도 신고 다녔습니다. 내신발이 3개일 때 집사람의 신발은 15개입니다. 여자니까....
개업하고 정말 열심히 사니까 소득이 한동안 월천만원이 넘게 되더군요. 그 사이 모은돈으로 장모님과 집사람이 친 사고들... 정리해주었습니다. 난 800만원만 벌고 가정에 충실한 아빠가 되고 싶은데. 사장이지만 사회에서 보면 "을"일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 마음대로 조정이 되질 않네요. 사실 이 어려운 시기에 이정도를 유지하는 것도 큰 행운이고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있어도 저의 일을 대신해주지는 못하네요. 직원에게 맡기면 퀄리티가 떨어지니 손 놓고 맡길수도 없습니다. 컴플레인과 더불어 수주에 문제가 생기게 되니까...여전히 가족에게 소홀한 남편이고 아빠인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늘상 야근에 휴일근무.
최근에 경기가 안좋아져서 월소득이 저절로 6~800만원 정도로 내려왔네요. 아이들 2명의 유치원비며 집사람의 아이들 교육에 대한 욕심으로 보내는 학원들. 교육비만 200만원이 넘게 들어갑니다. 몇번의 다툼끝에 사립초등학교를 지원했습니다. 교육비가 더올라갈거에요. 집사람이 원하니까.. 나도 아이들한테 좋은 교육시켜주는게 싫은게 아니니까...조금조금 아끼면 보낼수 있겠지..라고 스스로 안심시키며 보내기로 했습니다. 보험료며, 대출... 한달 생활비가 처음 결혼 시작할때에 400만원 정도였는데.. 이제 생활비만 700만원이 들어갑니다. 자칫 사업이 잘 안되기라도 하면 아찔합니다.
작년에 가슴에 통증이 생겨 동네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급사할수 있다고...집사람이 울더군요... 바로 대학병원으로 갔습니다. 정밀검사... 중성지방 최악.. 고지혈증, 당뇨, 간 수치 최악.. 담당교수님..입원해야된다고. 그래도 아직 젊으니까 일단 약으로 통원치료 해보자고.....
이제 전세집 졸업하고 집도 사고 안정적이 됬으면 좋겠는데. 그동안 부족한 남편과 아빠라는 소리들으면 대출 적당히 받고 저렴한 아파트 하나 살정도로 돈을 모았네요..그래서 했던 얘기들이 있어요. 집사람에게 부동산 공부도 좀하고, 지금보다 좀더 나은 삶을 사는 방법을 연구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럼 내가 노력하고 있지 않다는거야....?" 싸움이 되었네요. 아이들 학원 데리고가고, 집청소하고 그건 일상적인 거고... 내가 표현을 잘못했나봅니다. 와이프의 카톡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나는 여자의 육아와 가사는 그냥 "당연"하게 생각하는 몹쓸 놈이 되어있네요. 웃으면서 "베은망덕"이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웃으면 한 얘기 4자가 "편안한집에서 고생안하고 사는게 누구덕인데 베은망덕하게"로 살이 붙어서 집사람이 열변을 토하고 있고... 그냥 여전히 못난 남편인거죠.
돈 내주는 ATM도 필요하고 좋은 아빠 좋은 남편도 필요한데.
말은 "수고했다"라는 말 한마디면 된다지만 과연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 넘치는 좋은 아빠에 남편도 필요하지만, 실상은 ATM도 유지되야하는거고,
텅빈 사무실에 혼자 일하러 나왔습니다.
오늘 따라 유난히 지치고 섭섭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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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격려와 질책 감사드립니다.
서로 아끼고 이해하면서 살아야지요.
서로를 위해서. 또 귀여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내가 돈버니까, 넌 내 하녀야... 이런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내가 돈을 벌지만 우리 가족의 자산인거지요. 부부잖아요.
유세를 떨 마음도 없습니다.
떠, 집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몰고 갈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섭섭하고 조금 지쳤을뿐인거지.
말 그대로 친구에게 얘기하기도 모하고,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 할얘기도 아니지요.
단지 답답한 마음을 글로 긁적인거랍니다.
몇일지나면 괜찮아지겠지요
혼자서 애키우고 교육시키느라고 고생 많이 했어요.
그렇다고 제가 아무것도 안도와주진 않았겠지요.
물론 더 안좋은 환경에서 더욱 고생하는 다른 집의 엄마들도 있겠지만,
그렇다고해서 우리 집사람이 힘들지 않다고 할수는 없는거니까..
내가 그걸 모를거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서운함에 이렇게 얘기한것이겠지요.
어느 분의 말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면 아무것도 아닐 일일거에요.
20대 이후로 처음 들어왔네요. 네이트 ㅎㅎㅎㅎ
힘내고 또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화이팅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