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라면 하나 때문에’라는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주작은 전혀 아니고요,
그저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처럼 쓴 글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댓글로 조언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일이 있어 조심스럽게 글 올려봅니다.
어제 아침, 주말이라 아내와 함께 아침을 준비하려 했는데 아내가 피곤하다며 쉬고 싶다고 해서 제가 혼자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된장찌개는 전날 끓여둔 걸 다시 데우고, 스팸이랑 계란후라이 해서 차렸고, 두부 하나 데치고 잘라서 식탁에 간장이랑 같이 두고 깍두기도 반찬 그릇에 꽤 많이 담아놨습니다. 물론 밥도 제가 펐고요.
아내는 상 다 차린 후에 일어나서 같이 식사했는데요, 깍두기를 특히 맛있게 먹더니 밥 절반도 먹기 전에 다 먹더라고요. 아내는 깍두기 열조각은 먹은 것 같습니다. 저는 두 조각 먹었고요.
그래서 제가 “미안한데 깍두기 좀 더 가져다줄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는데 아내가 “나 오늘 좀 힘든데(생리 중) 자기가 가져오면 안 돼?”라고 하더군요.
저는 “아침상 내가 다 차렸고, 깍두기도 자기가 다 먹었으니까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나?”고 했는데, 아내는 “나 힘들어. 하기 싫어.”라며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알았어” 하고 더 이상 말을 안 했고 자존심상 제가 직접 깍두기를 가져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깍두기 없이 식사했죠.
그랬더니 아내가 “내가 깍두기 안 가져온다고 자기도 가만히 있는 거야?”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솔직하게 “응”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지금 나한테 기분 나쁜 티 내는 거네?”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원래 저희는 한 사람이 요리를 하면 다른 한 사람이 설거지를 하기로 했는데
아내는 끝까지 기분이 안 풀려서 결국 설거지도 제가 다 했습니다.
저녁에는 제가 김치볶음밥을 했는데, 아내는 그것만 먹고 또 바로 방으로 들어갔고요.
사실 요즘 저도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어서 그런지,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니 마음이 지칩니다.
생리 중이었으니 아내를 더 배려했어야 했을까요?
그냥 제가 깍두기까지 가져왔으면 괜히 이런 갈등 없이 조용히 지나갈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또 이런 글 올리는 게 죄송스럽지만… 사실 이곳 말고는 어디 털어놓을 데도 없어서요.
이번에도 가급적 욕을 부탁드립니다.
내가 속좁고 내가 나빴다고 결론이 나야 마음도 오히려 편할 거 같네요.
예전 아버지들은 남자가 돈 벌어오면 집에서 대접이라도 받았던 거 같은데
저는 돈 벌어서 백수 아내 먹여살리는데 눈치까지 봐야해서 마음이 힘들어집니다.(저는 아내를 백수라 일컫지만 아내는 본인을 이직준비중인 취준생이라 일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