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몇일 지나서 톡이되었군요. 이번이 두 번째 톡이네요. 관심 갖고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어느 분이 '너 피씨방 사장이지! 알바 아니지!'라고 하시던데요. 저 피씨방 아르바이트생 맞습니다. 맞고요.. 지금 취업준비랑 병행하느라 낮시간 아르바이트 하고 있습니다. 손 놓고 놀 수만은 없잖아요?
나이드신 손님들이 적은게 당연하지만, 그 얼마 안되는 손님중에 오래 계시는 분은 분명 계십니다. 바둑을 두시는 분들은 기본이 2시간을 넘기시니까요. 너무 일반화해서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현재 PC방 협회에서 이 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 지 모르겠지만, 이거땜에 실제로 라면 드시는 손님이 줄어든건 사실이군요. 그냥 시켜드시겠다는 분도 계셨고..
저희 피씨방 사장님 좋은 분이고, 겜방이 돈이 벌려야 월급 타가는 저도 덜 미안한겁니다. 놀면서 월급타는게 물론 개인적으로야 좋을 지 몰라도, 자기가 일한만큼 받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이게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소비자분들의 목소리가 필요한 지금, 보건복지부에 들러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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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파트타이머입니다.
금주 초, 보건복지부에서 공문이 하나 내려왔습니다. 내용은 이렇죠.
제목 : PC방내 음식물 조리판매에 대한 안내.
최근 일부 PC방 등에서 (컵)라면, 김밥, 핫바, 만두 등을 별도의 영업신고 없이 조리, 판매하는 불법 휴게음식점 영업형태의 영업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어 PC방내 음식물 조리, 판매에 대한 보건복지부 의견을 송부하오니 이를 참고하여 업소관리에 만전을 기하시기를 바랍니다.
- 보건복지부 의견
PC방 업소에서 원칙적으로 식품을 취급하는 행위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소비자가 셀프로 식품을 취급하는 경우 가능하나 이 경우에도 식품 등을 위생적으로 취급하여야 하며 전자렌지 사용과 관련하여 소비자가 제품 포장을 뜯어 전자렌지를 이용해 조리할 경우 영업신고 대상이 아니나, 영업주가 소비자에게 조리하여 제공하는 경우에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 2조관련 식품 등의 위생적인 취급에 관한 기준 제 5조 '제조, 가공(수입식품 포함한다)하여 최소판매 단위로 포장된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판매의 목적으로 포장을 뜯어 분할하여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 및 무신고 영업에 해당됨.
뭐.. 길게 적었는데 요는 뭐냐? 영업주가 물건 파는건 좋은데, 그걸 만들어주거나 일체 어떤 도움도 줘서는 안된다. 이겁니다.
그리고 이 조리의 범위가 어디까지 포함되냐..면, 컵라면이나 핫바 등 전자렌지를 사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흔한 자판기 커피 등까지 포함된다는 겁니다.
솔직히,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는 할 일이 줄어드는 겁니다. 편해지는거고, 손님들이 조금 더 번거로우신 거죠. 그러나 PC방 매상으로서는.. 라면 직접 해먹는다면 귀찮아서 안 드실 분도 많을 겁니다. 직접적 매상도 떨어지죠.
무엇보다, 젊은 분들은 그냥 본인이 해드셔도 큰 상관이 없습니다. 문제는 연세가 좀 있으신 어르신들이 작은 컵라면 하나 잡고 정수기 앞에 쪼그리고 있는 모습.. 보기 좋으십니까? 옆에서 서비스 제공하는 젊은 알바생은 손님이 그러거나 말거나 멀뚱히 지켜봐야만 하고요? 밖에서 만나면 삼촌이나 아버지뻘 되는 손님이 그러는거 보면서 어제 '이건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
게다가, 자판기 커피는 '조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포함되었다는거.. 참 의아하더군요. 도대체 누가 이런걸 보건복지부에 청원했을까요?
현재 밝혀진 바로는 '식파라치'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의 소행이라고 합니다. 각종 음식점이나 업소를 돌아다니며 먹거리에 이상한 점을 꼬집어서 관청에 신고한 후, 포상금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들을 의미하죠.
아르바이트 점원 입장에서, 어느 정도껏 설치라고 한 마디 해주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런 식파라치가 하나 왔다갔는데.. 참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제가 일하는 주변 업소 한 군데에서는 이미 적발이 된 사례가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손님이 직접 하시면 저야 편하고 좋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부려먹으려고만 하는 손님에게는 서비스를 하기 싫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제가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고픈 좋은 손님들에게까지 다가갈 수 없도록 막아놓은 제도가 우스울 뿐입니다. 그렇게까지 돈을 벌 방법이 없었을까요?
소비자 여러분의 평이 필요합니다. 업주 입장이나 점원 입장에선 백날 말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겠죠. 한숨을 내쉬며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