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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통성 없는 여자의 마지막 글이에요.

모르겠다. |2012.01.30 17:40
조회 4,600 |추천 11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끝은 내야 하니까 마지막으로 쓸게요.

그날 퇴근 후 남편이랑 얘기했습니다.

남편은 얘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짜증이 나 있더군요.

표정, 대화 시작하는 말투가 공격적이었습니다.

그 부분에서 전 실망스럽더군요. 본인 어머니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마치 귀찮은 일을 제가 떠넘긴 양, 그런 반응.

물론 며칠째 같은 일로 자꾸 제가 태클을 거니 싫기도 했겠지만, 이게 아무 말 없이 넘어갈 일은 아니잖아요.

 

남편은 그냥 8시나 그때쯤 대충 문자나 전화 넣어드려, 매일은 말고 일주일에 세,네번씩.

 

나는 집전화를 고집하시는데, 그건 어떻게 하냐.

 

남편은 회사일로 둘러대라, 요새 회사가 바빠서 야근한다고 해라. 한 두달 그러시면 어머니 본인도 잠잠해 지실거다.

 

나는 회사 야근 일도 한 두 번이지, 두 달이면 일주일에 세 번 통화한다 했을 때 적어도 스물네번은 핑계를 대야 하는데 그게 통하겠느냐. 오히려 본인 속이신다고 더 화내실 게 뻔하다.

 

남편은 그럼 당신은 좋은 방법이라도 있느냐.

 

나는 난 솔직히 말씀드릴련다. 내 사회생활에 대해 이해도 시켜드리고 그게 어머니께서 이래라 저래라 하실 부분이 아니란 것을 얘기해 드리고 싶다. 이해못하셔도 상관없다. 어머님하고는 평생 같이 할 가족인데 내가 그럼 어머님 눈 감으시는 날까지 거짓말로 점철된 관계를 이어가야 하느냐, 난 못한다. 크게 깨지더라도 그냥 솔직하게 내 입장을 말하겠다.

 

이 부분까지 이야기 하자, 남편이 짜증을 내더라고요. 대단한 자존심이시라고...

제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서로 대화하다가 저렇게 상대방 비꼬는 건데...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화가 나서 그랬는지 연신 비아냥인 겁니다.

그부분에서 저도 화가 나서

 

오빠네 집 문제에 왜 내가 죽기보다 싫어하는 거짓말을 강요하느냐, 만일 친정에서 이렇게 나왔다면 난 오빠처럼 그렇게 뒷짐지고 있지 않는다. 엄마와 싸워서라도 그런 말 못나오게 할 것이다. 내가 지금 몇 살인데 내 외출 문제로 혼이 나야 하느냐. 내가 어머님한테 그렇게 호되게 당했을 때, 오빠는 한번 내 편이 돼서 어머님한테 뭐라고 한적 있느냐. 나라면 내 남편이 그렇게 당했다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난 오빠한테 도대체 어떤 위치냐고.

 

이렇게 화를 내자 남편은 ‘니 가족과 우리 가족은 다르다. 너희 가족처럼 그런 사고를 우리 가족은 못한다.’ 라고 하더군요.

이건 오빠네 가족이 어떻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오빠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문제이고 난 오빠가 날 부인으로 존중한다는 생각을 이제 할 수가 없다...고 말했지요.

남편은 저에게 너무 비약한다고 하고, 저는 오빠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하고.

 

그렇게 진짜 결혼하고 처음으로 부부싸움을 했네요. 이때까지 한번도 언성 높이거나 싸워본 적이 없는데...

남편은 작업실에서 자고 저는 안방에서 자고...

한 이틀 서로 데면데면 지내자니 미치겠는 겁니다. 주말내내 같이 있기도 그렇고... 그래서 아침 출근전에 남편에게 말했죠. 당분간 내가 친정에 있을테니 좀 떨어져 있자고.

 

또 그 말로 화를 내더군요. 별일도 아닌 일 가지고 장인, 장모님까지 다 알려야 겠냐고.

제가 창피한 일인 줄은 아냐고 받아쳤죠. 창피한 일인줄 알면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왜 꽁꽁 숨기고 돌아가려고만 하려고.

 

그리고 주말동안 친정에 있었고... 시어머니 전화가 왔는데 받질 않았습니다. 집요하게 하시더군요. 전화기를 아예 무음 모드로 바꿔놔야 할 정도로. 받아서 그 황당한 욕들 다시 듣고 싶은 생각 없었고요. 시어머니 문자는 못하십니다.

친정에는 남편이 출장갔는데 혼자 있기 싫어서 왔다고 둘러댔고요...

 

일요일에 남편이 전화와서 얘기하자고 집으로 오라더군요.

집에 가니 남편이 차분하게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사실 자기 선에서 막아야 하는 일인데 너한테 괜한 욕 듣게 하고 싫은 일 강요했다고. 혼자 있을 때 생각 많이 했다고.

그리고 토요일에 집전화로 시어머니가 전화하셨더라고요.

남편이 전화 받아서 알아서 해결했다고 했는데,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는 모르겠어요. 아마 그 통화 후에 시어머니가 저한테 그렇게 많이 전화를 하신 것을 보면, 남편이 해결했다고 해도 시어머님은 납득을 못하신게 아닐까하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그 얘기를 해주니, 다음에 전화 받게 되면 너가 하고 싶은 말 하라고 하네요. 자기도 서포트 해주겠다고. 본인 상식으로도 어머님의 요구는 말이 안 된다고. 어머니가 욕한 것은 미안하지만 그냥 잊어달라고 해서, 앞으로 그럴 일만 없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시어머님 전화를 또 어떻게 받게 될지 모르지만 이제 이렇게 해결된 걸로 생각할려고요.

결혼은 남편이랑 한 것이니 남편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어머님의 그런 얘기들로 우리 결혼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우습고... 잘 컷트해 보렵니다. 이해 못하시면 할 수 없지요. 이해하실 것은 바라지 않고, 어느 순간 포기하실 날이 있을테니 그걸 기대하려고요.

 

어쨌든 지금까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다들 행복한 결혼 생활 누리세요.

추천수1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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