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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Selective)2-1~5

왕보리 |2012.05.30 10:11
조회 1,341 |추천 2

출처 : http://web.humoruniv.com/main.html
< 웃대 : 무조건해라 님 >

 

1화 - 발돋움.

 

 

“으하하하핫. 한바탕 피바람을 불어보자고!!!”


밀려드는 기생충을 향해 돌진하는 그들.


그들의 손에는 거대한 화염방사기가 들려져 있었다.


“오오오 이거 성능 죽이는데? 기생충들이 뼈도 못추리는구만. 역시 헬퍼팀이 일은 제대로 한다니까.”


기생충들을 분석하고 이들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팀이 바로 헬퍼팀이었다.


그들은 그런 전략적인 측면만 구상할뿐 직접 나와서 싸울 능력은 되지 못했다.


“그래봤자 꽁무니 빼고 뒤에서 지켜보기만 할뿐이지. 자 어서 죽이고 맥주나 한잔 하러 가자고.”


“그거 좋지!!!”


그들의 무자비한 공격 아래 기생충들은 서서히 그 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생충들은 모두 전멸했다.

 

 

 

“방금 톡신팀에서 기생충들을 모두 섬멸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습니다.”


“잘했네, 김부민 팀장. 이게 다 자네팀이 수고해 준 덕분이 아닌가?”


“과찬이십니다. 그럼 이만. 보고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김부민 팀장은 고위층 상부의 방을 나오며 한숨을 지었다.


언제나 그가 하는 일은 이 도시의 생과 사가 걸린 일들뿐이었다.


수없이 많은 기생충들이 도시를 공격해왔기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수가 없었다.


이번 기생충들은 다행히 정확한 데이터 자료가 있었기에 섬멸이 쉬웠지만 다음 번 기생충도


이렇게 쉬울거라고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그나마 자신의 팀이 온 힘을 다해 연구를 하며, 톡소팀이 적극적으로 싸움에 임해주었기에


도시가 안전할 수 있었던 것.


그런 그들과는 달리 상부는 기생충들에 대해 너무나도 안일했다.


기생충에 도시가 점령당하면 모두가 죽는것인데도 그들은 그러한 점을 자각하지 못했다.


심하게 당하고나서야 조취를 취하라는 명령뿐인 고위상부들.


연구실로 돌아온 김부민 팀장은 부하들에게 보고 내용과 잘해주었다는 격려를 해주었다.


“그나마 이번 기생충들은 쉬웠습니다.

최근에 침입했었던 기생충인지라 데이터 베이스가 제대로 남아있었거든요.

게다가 습성도 다른 기생충과는 달랐기에 무기 선택도 쉬웠고요.

주요 출몰지역에는 이미 톡소팀 몇부대를 배치시켜놓았습니다.”


“수고했네. 모두들 잘해주었어. 자 이제 각자 일을 하도록 하게나. 언제 또 기생충들이 쳐들어올지 모를테니까.


“네. 팀장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명령을 내린 김부민 팀장은 자신의 자리로 왔다.


일이 잘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마음속 한구석에 불안이 싹트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요즘은 기생충의 침입이 잦았다.


물론 이런 경우가 한두번은 아니었으나 문제는 이번에 섬멸한 기생충처럼 약하다고 생각한


기생충들도 도시의 내부 보호막을 몇 개나 뚫고 들어온 것이었다.


이 도시에 무언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


그러나 이내 그런 생각들을 지우고는 자신의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반면 이번 미션에 참여한 톡소3팀은 모처럼만에 휴가를 맞이하였다.


기분 좋은 휴가로 길거리로 나온 그들.


오랜만에 만취상태가 되었다.


“캬아 기분좋다. 우와~~~이거 다 깨부시고 싶은 충동이...크윽.”


“너 완전 취했어. 그만하고 이제 돌아가자.”


“으이구. 그래그래. 그만 돌아가야지.”


그들은 주민들에게 피해가 될것을 우려하여 달콤한 휴가를 끝내고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팀원 한명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어이 시훈. 뭐해? 안가?”


“야. 저기 봐봐. 저기.”


시훈이 가리킨 곳에는 사람형체의 무언가가 가만히 서 있었다.


형체만 사람이었지 피부와 생김새는 전혀 달랐다.


눈과 코가 없는 반면 굉장히 큰 입을 가지고 있었다.


그 입에서는 길다란 혓바닥이 들쑥날쑥하였다.


“뭐야? 기생충인가?”


“고민할 것 뭐 있냐? 일단 싸우고 보면 되지!!!”


총을 빼들려는 순간 옆에 있던 여자 팀원이 말렸다.


“민수!!!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턱대고 싸우면 안돼. 알면서 그런다.”


“아씨. 그럼 어떡하라고?”


“일단은 헬퍼팀에 연락해서 스캔정보를 달라고 해야지.”


“왜 그래야하는데? 기다리는건 딱 질색이라고.”


그건 민수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승희가 제지하고 있었기에 가만히들 있는 것이지, 승희가 없더라면 당장이라도 튀어나갔을 것이다.


“잠깐 기다려봐. 내가 지금 스캔올릴테니까.”


승희는 주머니에서 총 모양의 카메라를 꺼내 가만히 서있는 괴생물체를 조준하여 쏘았다.


순간 번쩍하면서 스캔이 되었고, 그에 따라 괴생물체를 약간 놀랐는지 조금 움츠렸다.


“움직이긴 움직이는군. 근데 이거 좀 느린데?”


민수를 비롯한 7명의 톡소파이터들은 각각 총을 꺼내 장전하였다.


승희가 스캔 정보를 전송하는 동안 시훈은 유심히 괴생물체를 살펴보았다.


아까와는 달린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으나 그 외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보통의 기생충이라면 굉장히 강한 공격성으로 우리를 보자마자 달려드는게 당연한데


이 괴생물체는 그러지 않았다.


그러한 점이 시훈은 마음에 걸렸다.


“저거 정말 기생충맞아? 왜 공격을 안하지?”


“뭐 쫄았나보지. 하여간 시훈이 너는 그게 문제라니까. 뭘 이것저것 따지고 있냐?


기생충은 생각도 없는 멍청한 족속들이라고.”


“야...잠깐.”


시훈이에 제지에 민수는 말을 멈추었다.


그 순간 커다란 그림자가 그들을 덮쳤다.


“으아아아악!!!”


팀원 중 한명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당하고 말았다.


정말 순식간에 일이었다.


조금씩 느리게 움직이던 괴생물체가 이곳까지 단숨에 뛰쳐온것은.


그제야 민수도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굉장히 빠르고 강하자나? 하긴 이정도는 되어야지 싸울맛이 나지. 하핫.”


“야 승희!!! 스캔 정보 전송은 아직이야? 헬퍼팀에서는 뭐래?”


“아직이야. 지금 다른 톡소팀 지원도 불렀으니까 금방 올거야.”


괴생물체는 공격한 팀원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쫙벌린 입은 굉장히 날카로운 이빨들로 가득차 있었다.


“자 이제 우리도 공격을 좀 해볼까?”


톡소3팀 행동대원인 민수의 손짓에 모두들 총을 장전시켰다.


여전히 물어뜯기에만 열중하는 괴생물체.


민수의 신호와 함께 괴생물체를 향한 총탄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꾸에에에에~~~”


괴생물체의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대원들의 얼굴에도 피가 튀어 새빨개졌지만 오히려 그들은 그런 상황을 즐기는 타입이었다.


“으하하하핫!!! 별것도 아닌게. 죽어라!!!”


그렇게 마구 총을 쏴대자 점차 괴생물체가 쓰러져 갔다.


잠시 후 풀썩하고 쓰러지자 민수의 입에는 미소가 걸렸다.


“하핫. 상대를 보고 까불어야지. 참 안됐군. 상대를 잘못만났어.”


“휴우. 그래도 이런 공격에도 생명력이 굉장히 질겼어. 만만치가 않은 기생충일지도.”


“그럼 뭐해? 어차피 상황은 종료인걸.”


민수의 말을 흘러들으며 시훈은 승희에게 다시 한번 스캔 전송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없이 카메라 스캔 화면만 쳐다보는 승희.


“야 승희. 대답을 해. 헬퍼팀에서 연락이 왔냐고!!!”


승희의 어깨를 잡고 세게 흔들고 나서야 작은 목소리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그게...”


“뭐야? 왜 그래?”


“방금 헬퍼팀에서 연락이 왔는데...”


승희의 겁에 질린 표정에 모두들 집중하였다.


그러자 민수가 시훈을 제치고 승희에게로 달려왔다.


“야 뭐야? 말을 해? 뭔데 그래?”


“제...4...4...군...4군...기생충이야...”


“뭐...뭐? 4군?!!”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다 죽어가던 기생충에게서 커다란 굉음이 들렸다.


모두들 그 소리에 귀를 막고 괴로워 할정도의 굉음.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저 멀리 하늘에서 커다란 통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으...으윽. 저...저건 뭐지...?”


시훈은 처음 보는 광경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나타난 통로라니.


그러나 더욱 놀라운것은 다음이었다.


그 통로에서 수없이 많은 검은 형체의 것들이 쏟아져 내려오고 있었다.


“허헉...저...저건...?”


그것들은 방금 자신들이 죽였던 검은 형체의 괴생물체.


즉, 헬퍼팀에서 제4군이라고 말해준 그 기생충들이었다.

 

 

 

 

2화 - 제4군.

 

 

시훈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정말 어마어마한 수.


그렇다고 개개인의 기생충이 약한것도 아니었다.


재빠른 스피드와 공격력.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생각되었다.


“승...승희!!! 어서...어서 헬퍼팀에게 연락해서 지원요청을 해!!! 어서!!!”


적은 양의 기생충이나 약한 기생충들을 퇴치하는 것은 톡소팀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상대하기 벅찬 기생충일때는 그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지원요청은 헬퍼팀의 몫이었다.

 

 

 

반면 헬퍼팀의 김부민 팀장은 이미 상황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고는 지원 요청을 시도하였다.


“김성민. 지금 당장 글벨리팀에 다녀오도록 하게나. 지금 당장 지원이 필요하다고.


이건 제4군 기생충에 대한 정보와 지도라네.”


“네...에에에에?”


“지금 당장 이것을 글벨리팀에 갔다주고 오라고!!! 한시가 급하단 말일세!!!”


그러나 김부민 팀장의 말에도 그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제껏 이런적은 한번도 없었다.


언제나 자신의 명령에 바로바로 임무 착수에 응했던 부하들.


이런 급한 상황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어이 김성민!!! 내 말귀 못알아들었나?”


“으아암. 아앙...네? 아아. 알겠습니다. 다녀오죠.”


약간 초점이 빠진 듯 멍한 표정의 김성민.


김부민 팀장에게서 기생충 정보가 담긴 센서스를 받은 그는 헬퍼팀 문으로 나가버렸다.


그 모습을 보는 김부민 팀장은 뭔가 불안감을 느꼈으나 지금은 그것보다 기생충이 나타난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였다.


기생충이 나타난 섹터 어퍼 3지역에서는 계속해서 지원요청이라는 메시지가 날아왔다.


“제길...나도 노력중이라고!!!”


괜한 쓴소리가 김부민 팀장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으아아아악 뒤져라 이것들아!!!”


벌써 팀원 7명 중 3명이 죽었다.


민수는 아무리 죽여도 달려드는 수많은 기생충을 보며 치를 떨었다.


“이 개같은 지원팀은 언제 오는거야!!!”


헬퍼팀에 요청한 지원팀은 고사하고, 다른 톡소팀조차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전멸할 것만 같았다.


“야 승희!!! 연락 제대로 된거야? 왜 지원팀이 안와?”


“나 분명히 지원요청했어. 진짜로.”


“아씨. 된장. 민수야. 아무래도 안되겠다. 일단 후퇴하자.”


“이 쒸불랭것들을 남기고 후퇴하자고? 난 그렇게 못하겠는데?”


“시훈이 말이 맞아. 민수야 제발. 이러다가 모두 전멸한다고!!!”


시훈 뿐만 아니라 승희까지 설득하려고 하자 민수도 마음이 약해졌다.


게다가 나머지 남은 팀원은 고작 4명.


민수는 하는 수 없이 후퇴명령을 내렸다.


후퇴하는 톡소팀을 기생충들은 무서운 속도로 따라왔다.


그렇게 한참을 도망가자 더 이상 기생충들은 따라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볼 것도 없이 뻔했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


어차피 기생충들의 목표는 주민들이었다.


“허억허억. 승희야. 지원은 아직이야?”


“응...아직...답변이 없어...”


“그럼 기생충들에 대한 정보는? 뭘 알아야 죽이던지 말던지 할거 아냐!!! 이 따위 총은 잘 먹히지도 않더만!!!”


괜한 짜증을 승희에게 부리는 민수.


이제 남은 톡소3팀은 민수와 시훈, 승희뿐.


하나 남은 대원도 도망치던 중 기생충에게 잡혀서 죽임을 당했다.


“일단 팀장으로서 명령할게. 어차피 남은 인원은 3명뿐이지만. 우선 팀으로 돌아가 재정비를 한다.


승희는 계속해서 지원 요청을 하도록 하고, 시훈은 나를 도와 다른 팀원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야해.


그럼 가자.”


그들은 숨을 헐떡이며 또 다시 뛰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안오는거지?”


김부민 팀장은 걱정이 되었다.


지금쯤 지원이 되었다는 정보가 들어와야하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기생충들이 어퍼 섹터를 지나 스테넘 섹터까지 점령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럴수록 이 도시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는 뜻.


한시간 급한 상황이었기에 초조함은 극에 다다랐다.


센스정보망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으나 지원에 대한 소식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던 중 새로운 메시지가 하나 떴다.


-어퍼 섹터 지역. 상황 정리 중. 기생충들 출몰 현격하게 줄어듬.-


김부민 팀장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직 지원이 된 상태도 아니었는데 기생충들이 정리되어간다니.


그것도 제4군의 기생충들이!!!


그런데 그러한 메시지는 한두개가 아니라 다수가 뜨기 시작했다.


꼭 바이러스에 걸린 것 마냥 쉴새없이 메시지가 떴고, 전혀 상관이 없는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지금 당장 조사해봐!!!”


부하들도 당황해하고 있었다.


김부민 센스정보망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것들도 그러한 것들로 도배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상황은 굉장히 나쁜쪽으로 흘러갔다.


하는 수 없이 김부민 팀장은 직접 글벨리팀에 가기로 작정했다.


글벨리팀은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보고가 없으면 아무것도 모른체로 활동을 안하는 그들.


어찌보면 그런 무능력한 그들이었지만 기생충 퇴치에 관해서는 그 어떤 팀보다 뛰어났다.


그렇기에 김부민 팀장은 혀를 차면서도 직접 글벨리팀으로 가고 있는 것이었다.


대략 반정도 왔을까?


글벨리팀으로 가는 통로에 쓰러져 있는 직원을 보았다.


가만 보니 아까 자신이 지원 요청을 시킨 김성민 부하였다.


달려가서 상태를 확인해봤으나 이미 죽은 상태였다.


그냥 죽은 것도 아니라 몸에서 뭔가가 튀어나온 듯 뒤쪽이 터져있었다.


“이...이건...도대체 뭐지?”


천천히 김성민의 등을 살펴보던 중 뭔가 이상한 점을 알게 되었다.


등을 통해 몸안을 보니 텅 비어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완전히 깨끗하게 비어있는 것이었다.


“뭐...뭐지? 새로운 기생충인가? 이럴수가.”


자신이 속한 헬퍼팀은 기생충과의 싸움을 하지 않을뿐더러 굉장히 안전한곳에서 보호를 받으며 지낸다.


왜냐하면 그들은 연결매개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그런 그들의 존재를 알고 기생하는 기생충이 나올줄이야.


이건 정말 큰일이었다.


김부민 팀장은 김성민이 자신에게 센서스를 받기전 보인 행동들을 떠올렸다.


확실히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불과 이런 상황이 되기 몇분전이었다.


그 말인 즉슨 몇분전만해도 이 빈껍데기의 김성민은 말을 하고 움직이며 활동을 했다는 뜻이었다.


“그...그렇다면. 이 기생충들은 우리 몸속에 기생하여 조종하는게 가능한건가? 단순히 기생만 하는게 아니라?”


순간 센서보안망에 떴던 수많은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김부민 팀장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서 이 일을 알리고 모든 사태를 막아야만 했다.


이런 갑작스런 사태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김부민 팀장.


당연히 천장쪽에 붙어있는 검은 형상의 물체도 눈치챌 수가 없었다.

 

 

 

 

3화 - 지원군.

 

 

시훈은 있는 힘껏 뛰기 시작했다.


톡시팀의 주둔지는 서로가 상당히 떨어져있었기에 민수와는 방향을 달리하기로 한 것이었다.


원래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는 헬퍼팀이 각각의 지원팀을 불러모아야 하는데 지금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헬퍼팀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제 4군의 적들이 다량으로 침입해 오다니.


이러한 악조건은 기생충에게 힘이되고도 남을 정도였다.


꽤나 많은 시간을 달리자 흐에트 지역의 톡시팀 주둔지가 보였다.


입구에서 신원 확인을 한 시훈은 안으로 들어가 담당자를 만났다.


“지금 큰일났습니다. 제 4군의 기생충들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헬퍼팀하고는 교신도 끊긴 상태.


지원이 필요합니다.”


“뭐라고? 제 4군이라고?”


“네. 한두마리가 아닙니다. 대량의 4군 기생충들입니다.”


꽤나 큰 규모의 톡시팀을 운영하고 있는 이원성 팀장은 시훈의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제 4군이라면 일단 자신들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기생충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순간에 헬퍼팀과의 연락이 두절이라니.


이원성 팀장은 상황의 심각함을 깨달았다.


“알았네. 일단 출동 명령을 내리도록 하지.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헬퍼팀과의 연락이라네. 알고 있겠지?”


“안그래도 저희 팀의 승희가 연락을 취하러 갔습니다.”


“알겠네. 기생충 출몰 지역이 어디인가?”


“지금쯤이면 어퍼 섹터2 클라비 마을까지 왔을겁니다.”


시훈의 말에 전화기를 들고 출동 명령을 내리는 이원성 팀장.


그의 표정은 심각하게 굳은 상태였다.

 

 

 

글리벨리 입구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상태.


김부민 팀장은 아주 조심스럽게 걸음을 떼고 있었으나 그 어떤것도 눈에 띄지는 않았다.


도대체 방금의 상황은 뭐란 말인가?


분명히 머리가 터져 죽은 것으로 봐서는 안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을 것이다.


그런데도 여태까지 아무런 낌새조차 느낄수가 없다니.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던 김부민 팀장은 어느덧 글리벨리 입구에 다다름을 느꼈다.


입구에서 자신의 신분을 확인하려는 찰나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가까스로 몸을 굴리며 피했고 그 무언가는 반대편 벽쪽으로 날라갔다.


“저...저게 뭐지...?”


어떤 확신도 없었으나 저것이 자신의 부하를 죽인거라는 것 정도는 눈치챌 수 있었다.


그것의 생김새는 이제껏 봐왔던 기생충과는 전혀 달랐다.


우선 표면적인 모습은 그냥 젤리같았다.


흐느적 거리는 슬라임 형식으로 움직이는 편모를 갖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에 비해 안쪽에 단단해 보이는 뾰족한 드릴같은 것이 있었는데 딱 모양이 머리를 부수기 좋은 형태였다.


저걸로 머리를 부신 후 젤리같은 형체가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기생을 하는 듯 했다.


김부민 팀장은 기생충의 스피드와 형태를 봐서 도저히 상대하지 못함을 느꼈다.


원래부터가 자신들 헬퍼들에겐 허락되지 않은 능력이었고.


재빨리 글리벨리 입구로 가서 신원을 하였다.


순간 다시 달려들기 위해 준비를 하는 기생충.


“제발...제발...빨리 열려라...빨리!!!”


그 때 허가 명령이 떨어졌고, 얼른 문을 열었다.


몸만 들어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문만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기생충이 달려들었다.


퉁~~~쫘악!!!


정말 간발의 차이였다.


출입문 유리에 붙은 기생충의 기괴한 모습은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바로 글리벨리 사무실로 들어갔다.

 

 

 

섹터 1 코로나 지역은 초토화되어가고 있었다.


4군의 기생충들은 마을 주민들을 학살하기 시작했고, 긴급 지원 온 톡시팀마저 마구잡이로 죽이고 있었다.


개체의 능력도 뛰어났으며, 그 수도 엄청났기에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으아아아악!!! 제기랄!!!”


지원 요청을 끝내고 돌아온 민수와 시훈도 전투에 참여하였다.


잘 죽지도 않을뿐더러 죽여도 더 많은 수로 달려드는 기생충들.


게다가 헬퍼로부터 오는 기생충들의 정보와 알맞은 무기, 강력한 기생충일때만 출동하는 글리벨리의 지원들.


이것들마저 없으니 더욱 더 상황은 악화되고 있었다.


“시훈아. 승희가 헬퍼팀에 잘 도착했을까?”


“글세. 가는 동안 기생충들의 습격만 없었다면야...”


“재수없는 소리 하지 말어. 다만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승희 이 기집애가 왜 이렇게 굼뜨냐 이거야.


연락 지원 간지가 언제인데!!!”


“걔 느린건 알아줘야하잖아. 조만간 오겠지. 제발 좀 버티자. 젠장.”


민수와 시훈의 요청으로 지원 온 톡시팀도 이제 그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아무리 무기를 갖고 있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상황.


여기저기서 사상자들이 속출하였고, 지역 자체가 더럽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톡시팀은 죽기살기식으로 싸웠다.


그들이 패한다면 지역 자체가 기생충에게 점령될것이 뻔할테니까.


“이 기생충 새끼들아!!! 다 덤벼!!! 덤비라고!!!”


분노를 참지 못한 민수는 숨어있던 벽을 나와서는 기생충들에게 총을 연사하기 시작했다.


“야 뭐해 민수? 얼른 돌아와. 너 그러다가 죽어.”


“기생충 새끼들 다 죽이기전까진 절대 죽을 수 없지. 이런 쒸불랭.”


민수의 총에 쓰러져가는 무수한 기생충들.


그 기생충들 중 한 마리가 민수를 향해 높이 점프를 해왔다.


“으아아아악!!!”


기생충의 날카로운 발톱이 민수의 어깨를 긁는 순간 커다란 비명이 사방을 휘감았다.

 

 

 

반면 섹터 - 1 헬퍼팀에 도착한 승희.


근데 이상하게도 입구의 문을 활짝 열려있었고, 주위에는 온갖 핏자국들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이...이건 도대체...”


4군의 기생충들이 침입한 상황이지만 단연코 그 기생충들의 소행은 아니라고 확신했다.


이곳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거니와 기생충들은 보통 이곳의 주민들을 잡아먹으며 모든 건물을 부수고


파괴하는 성향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런 기생충들이 내부에 있는 이곳까지 올 확률은 굉장히 적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조심스럽게 관리실로 들어간 승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내부는 온통 피투성이였고, 헬퍼팀의 팀원들은 모두 머리가 터진 상태로 죽어있었기 때문이었다.


“허...허헉...”


그제야 연락이 두절되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놀라며 뒷걸음을 치던 그 때, 안쪽에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자세히 보니 헬퍼팀의 팀원 중 한명이었다.


그는 굉장히 괴로운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입은 웃고 있었다.


“괜...괜찮아요?”


승희는 천천히 다가가며 말을 걸었지만 대답이 없었다.


정신이 나간듯한 그의 표정이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


“저기요? 괜찮냐고요!!!”


그러자 괴로워하던 그는 고개를 들어 승희를 쳐다보았다.


여전히 표정은 기괴한 모습이었다.


“즐...즐거워...워...”


“네? 뭐라고요?”


“즐겁다고...히힛...”


바로 그 때 남자의 머리가 터지며 검은색의 괴생물체가 안에서 튀어나왔다.

 

 

 

4화 - 괴생물체.

 

 

남자의 머리가 터지면서 튀어나온 괴생물체.


검은색의 슬라임 액체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안쪽에는 수십개의 날카로운 이빨이 달려있었다.


온갖 몸에 피투성이를 한 괴생물체는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허...허헉...헉...”


승희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톡소파이터들과 같이 다니는 그녀였지만 그녀의 역할은 제어였다.


헬퍼팀에게서 정보를 받고, 그 정보를 토대로 혈기왕성한 톡소파이터들을 억누르고 작전등을 제공하는 입장.


그게 바로 승희, 톡소시너의 몫이었다.


톡소시너라는 특성상 기생충과 대면했을 때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어찌보면 톡소팀보다는 헬퍼팀에 가까운 그들이었다.


“어...어떡하지...어떡해...흐흑...”


온몸이 얼어버린체 가만히 서있기만 하자 괴생물체는 아주 천천히 승희쪽으로 기어왔다.


아니, 기어왔다기보다는 액체같이 흘러왔다는게 더욱 그럴듯한 표현.


승희는 괴생물체가 다가오는데도 도망칠 생각은커녕 몸 마디 하나도 까딱할 수 없었다.


“흐흐...흐흐흑...흐흐흐흐흑...”


마냥 눈물만 흘리는 승희의 발목을 타고 괴생물체는 머리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시훈은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가는 민수를 바라보며 분노가 느껴졌다.


민수에게 달려든 기생충만 해도 5마리.


그 기생충들은 민수를 흔적도 남기지 않고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끄...끝났어...가망이 없어...’


생명과도 같은 총을 내려놓은체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더 이상 적에게 대항할 힘이 시훈에게는 남아있지 않았다.


언제나 이 도시를 위해 싸워왔고, 그러한 싸움을 즐기던 그였지만 지금 이순간만큼은 살고 싶었다.


즐기는 마음도, 애매한 평소의 마음가짐도 모두 사라진지 오래.


자신의 눈앞을 가리는 죽음과 그것에 직결되어 발생될 도시의 죽음.


모든 것이 괴롭고 고통스러웠다.


시훈은 눈을 감았다.


저 망할놈의 기생충을 보며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순간 감은 눈으로부터 빛이 점점 차단됨을 느꼈다.


그렇다는 것은 기생충이 자신의 위치를 감지하고 다가왔다는 것.


앞으로 느껴질 고통을 예감하며 체념하려는 그 때 생각과는 다른 충격이 느껴졌다.


“뭐하는거야? 일어나!!!”


날카로운 고통을 생각했던 시훈은 의외의 느낌에 눈을 떴다.


자신의 눈앞에는 정말 믿기지 않는 존재가 서있었다.


그렇게도 기다리고 기다렸던 존재.


“상황이 어떤가? 자네 괜찮나?”


“허...허헉...네...네...괘...괜찮습니다!!!”


시훈은 글리벨리 1군 팀장 기석의 등장에 기쁨의 눈물마저 흘릴 지경이었다.

 

 

 


김부민 팀장은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까스로 섹터 3에 침입한 4군 바이러스에 대한 보고를 글리벨리팀에 전달했고,


그의 보고에 출동한 글리벨리 1군들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글리벨리팀은 자신들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과 연결된 상부조직에


보고하여 브아씬 지원을 받도록 해놓았다.


그러한 노력 끝에 점차 4군 기생충들은 그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어느덧 도시도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그런 낙관적인 상황이었지만 김부민 팀장은 더욱 커다란 문제 때문에 마음이 편치 못했다.


4군 기생충에 관한 보고는 정확한 자료로 인해 글리벨리팀이 수용하여 조취를 취해줬지만 자신이 본


검은색의 괴생물체에 대한 보고는 자료 부족으로 거부당했다.


거부당한 이상 방도가 없었기에 김부민 팀장은 하는 수 없이 자신의 헬퍼팀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그는 곧 충격에 휩싸였다.


자신의 팀원들은 모두 죽은 상태였고, 그 한가운데는 톡소팀의 톡소시너 한명이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유일하게 살아있는 톡소시너는 커다란 충격을 먹었는지 온몸을 부르르 떨며 초점없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괜찮나? 괜찮냐고 묻잖아!!! 정신차려. 정신차리게나!!!”


여러번 흔들고 나서야 톡소시너는 정신이 좀 돌아왔는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런 모습에 약간 당황했지만 우선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했다.


톡소시너의 명찰로 그녀가 승희라는 것을 알게된 김부민 팀장을 그녀를 달래기 시작했다.


“이보게 승희. 이제 그만 진정하게. 제발 진정하고 이야기를 좀 해봐.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그...그게...검은색의 괴생물체가...괴생물체가...”


“뭐라고? 검은색의 괴생물체?”


승희는 눈물을 흘리며 계속해서 고개만 끄덕거렸다.


표정만 봐도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부민 팀장은 승희를 편하게 앉혀놓고는 생각에 잠겼다.


‘검은색의 괴생물체라면 아까 내가 본 생물체임에 틀림없어. 그 생물체가 우리 팀원을 모두

죽인건가? 아니면 그러한 기생충들이 여러마리가 있는 것인가? 어찌됐든 중요한건 그런게

아니다. 이 톡소시너는 공격력이 없는 약한 존재. 어찌하여 검은 괴생물체가 공격을 하지

않았을까? 설마 이미 기생이 된 것? 아냐. 기생이 되었다면 아까 본 김성민 부하처럼 이상

한 소리를 하거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하는데 지금 이 톡소시너의 모습은 자연스럽

다. 그렇다면 검은색의 괴생물체들은 우리 헬퍼들에게만 기생하는 기생충인건가?’


도시를 침입해오는 기생충들은 각가지마다 특징을 갖고 있었다.


특유 개체에 기생하는 것 또한 그런 수많은 특징 중 한가지.


그러나 이번 괴생물체는 좀 다른 문제였다.


특유 개체가 바로 헬퍼팀 멤버들이라는 것.


그것은 중요하고도 치명적인 문제점이었다.


승희가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것을 확인한 김부민 팀장은 다른 섹터에 있는 헬퍼팀에게 연결을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역시 먹통.


헬퍼팀내에 있는 모든 기계가 다 먹통이었다.


분명히 괴생물체는 여기에만 있지 않을거라는게 김부민 팀장의 생각이었다.


어쩌면 벌써 전 도시적으로 퍼져있을지도.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었지만 떨쳐버리기에는 너무나도 큰 확률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곧바로 어디론가 바쁜 걸음을 옭기고 있었다.

 

 

 

잠시 후 승희는 정신을 차렸다.


이성적인 사고가 끊어졌을때와 같은 모습의 주위 풍경들.


피비린내 나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힘을 내어 자리에서 일어선 승희는 뒤죽박죽인 머릿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괴생물체는 자신의 발목을 타고 머리부분까지 올라왔다.


그 때 승희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으나 웬일인지 괴생물체는 날카로운 이빨에서 이상한


소리만 내며 그 어떠한 짓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공포의 몇분이 흐르자 괴생물체는 천천히 올라왔던 방향 그대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이성적인 정신을 잃으며 주저앉았던 것은 그 직후였다.


‘분명히 헬퍼팀원의 머리가 터지며 튀어나온 괴생물체인데...어째서 나에게는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던걸까?’


살았다는 안도감이 들긴 했지만 그런 기분도 잠시.


침입한 4군 기생충들에 대한 소식과 방금 보았던 괴생물체에 대한 궁금증들이 온통 머릿속을 차지해버렸다.

 

 

 

5화 - 잠복기.

 

 

글리벨리팀과 브아씬의 효과로 제4군 기생충들은 모두 박멸되었다.


자칫 도시가 점령될 뻔 했으나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것이었다.


그러나 김부민 팀장은 안심하고 있을수가 없었다.


알아본 결과 자신의 헬퍼팀뿐만 아니라 다른 헬퍼팀에게도 검은색의 괴생물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고위계층의 정부는 아무런 조취도 취해주지 않고 있었다.


단순히 헬퍼팀원들에게만 기생하는 괴생물체였기에 표면적으로 피해가 들어나지 않았고,


은밀하게 행동하였기에 발견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게다가 기생만 하는게 아니라 헬퍼팀원을 스스로 조종까지 하는 기생충이었기에 문제는 더욱 커져버렸다.


그런 신종의 기생충에 치를 떨 정도로 분노를 느낀 김부민 팀장이었으나 기생충보단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이는 고위 계층들이 더욱 원망스러웠다.


자신들이 직접 기생충과 싸우는 것은 아니었으나 헬퍼팀은 정말 필요하고도 남을 존재들이었다.


아마 그들이 모두 사라진다면 이 도시는 금방 기생충에게 점령당할 것이다.


그것도 아주 약한 기생충에게마저도 쉽게 말이다.


이런 상황까지 오자 직접 퇴치할 힘이 없는 자신이 너무나도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그저 도움을 바라는 수밖에 없는 현실.


현실은 냉혹하고도 암담했다.

 

 

 

톡소팀으로 돌아온 승희는 민수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제4군 기생충이 모두 박멸되었다는 소식도 같이 들었다.


이번일로 톡소팀은 많은 손실을 봤으나 그건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줄 문제였다.


톡소대원이 죽으면 그에 맞게 새로운 톡소대원을 뽑아왔으니 별다를 것은 없었다.


다만 승희의 마음속에 계속해서 남아 심적으로 혼란스럽게 만드는 괴생물체.


어차피 톡소팀은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었고, 존재 목적은 기생충 퇴치였다.


그렇기에 새로운 기생충과 침입한 기생충의 발견은 자신들의 몫이 아닌 헬퍼팀의 몫이었다.


그런 연유로 애써 잊으려 했으나, 그 일이 있은후부터는 헬퍼팀과의 교신이 잘 되지 않음을 느끼게 되었다.


지난번처럼 헬퍼팀의 도움없이 기생충을 죽이기는 굉장히 힘들며, 게다가 침입한 기생충에


대한 정보도 받을 수 없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수도 있었다.


새롭고 강한 기생충은 얼마든지 이 도시에 침입할수 있었고, 침입할 확률도 다분히 갖고 있다.


또 다시 헬퍼팀과의 교신이 안되거나 한다면 그건 곧 도시의 죽음으로 직결될 일.


그러나 승희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김부민 팀장은 헬퍼팀의 총 관리자인 이태균 관리장의 방을 찾았다.


이미 자신 말고도 많은 헬퍼팀 팀장이 다녀갔는지 이태균 관리장의 표정은 피곤해 보였다.


“자네도 그 일 때문에 온건가?”


“저 말고도 많은 헬퍼팀장들이 다녀갔나보군요. 이건 정말 심각한 일입니다.


그건 관리장님이 더 잘아시지 않습니까?”


이태균 관리장 또한 헬퍼팀장들보다 더 잘알면 잘알았지, 모르지는 않았다.


차라리 모르고 편안하게 지내는게 더 낫지않을까라고 생각까지 해본 그였다.


“아시다시피 나도 어쩔수가 없다네. 저 윗분들이 나서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 어떤것도 할 수가 없다는걸,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하...하지만...!!!”


“윗분들은 그들나름대로의 일이 있지. 물론 우리같이 중요하지만 하찮은 일에는 관심이 없긴 해.


허나 어쩔수가 없다네. 우린 그저 명령을 받고 행하는 존재들일 뿐이니.


그렇다고 해도 언제까지고 계속 가만히만 있지는 않을걸세. 윗분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어쩌면 우연히 알게되어 조취를 취하겠지. 조금만 기다려보게나.”


김부민 팀장은 헛기침을 삼키며 말문을 닫아버렸다.


이곳에 와봤자 달라질것이 없다는건 애초에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이루어지니 막막하기 이를데 없었다.


점차 자신이 속한 헬퍼팀들이 죽어간다.


그것도 아무런 방도와 대책도 세울 수 없고, 도움마저 못받는 상태에서.


자신 또한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 김부민 팀장이었다.


그 때, 방안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이태균 관리장 밑에서 업무를 보고하는 비서였다.


“관리장님. 지금 이젝션팀에서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이젝션 팀에서?”


“네. 저희쪽 헬퍼팀원들을 비롯한 여러 팀에 샘플을 요청한 모양입니다. 특히나 저희 요원들의 정밀검사를


의뢰하였습니다.”


“하핫...드디어...휴우. 알겠네. 지금당장 보내주도록 하게나.”


“알겠습니다.”


비서가 나가고 나자 이태균 관리장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김부민 팀장도 놀라움 반, 반가움 반의 상태였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 언젠가는 그분들이 나설거라고. 하지만 너무 늦은 것은 아닐지.


어쩌면 이대로 도시 자체가 붕괴될지도 모르지. 휴우. 비록 그렇다 해도 믿어보는 수밖에.


너무 늦지 않았기를 말이야.”


“네. 부디 그렇게 되기를 바라야죠.”


그 말을 끝으로 둘은 아무말 없이 서로만에 생각에 빠져 정적을 지키고 있었다.

 

 

 

 

 

 

 

 

“박소영씨. 들어오세요.”


소영으로 불린 여자애는 교복을 입고 진찰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하얀가운을 입은 나이든 남자 의사가 앉아 있었는데, 굉장히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저...저기요?”


“아아? 소영학생. 이리와서 앉아요.”


소영은 지금의 상황이 약간 당황스러웠다.


얼마전 말라리아라는 무서운 병에 걸려 이곳에 왔던 소영은 재빠른 치료로 인해 가까스로


위험을 넘길 수 있었다.


그렇게 말라리아가 완치되고 병원에서 퇴원을 한지 불과 2주일만에 그 때 자신을 담당하던


의사가 전화호출을 한 것이었다.


완전히 완치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슬며시 들기 시작했다.


“어때요? 상태는 좀 나아졌나요?”


“네? 그야 물론...음. 근데 무슨 일로 부르신거에요?”


“저기 그게 말이죠, 소영학생. 혹시 에이즈라는 병을 알고 있나요?”


아무리 의료계통에 무지한 소영이라고 해도 에이즈를 모를 리 만무했다.


소영은 의사의 질문에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일단 제가 설명을 좀 드리죠. 에이즈는 흔히들 말하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이에요.


우리의 몸의 면역체계는 Tc세포와 Ts, 그리고 Th세포가 있죠.


Tc세포는 외부에서 이물질이 들어올 경우 직접 싸우는 역할을 하고,


Ts는 이런 공격성이 강한 Tc세포를 제어하죠.


마지막 Th세포는 예전에 들어왔던 이물질에 대한 기억을 하여 항체를 만들고


Tc세포가 상대하기 어려운 강한 이물질에는 다른 강한 면역체계인 감마 글로불린을


생성하게 하여 이물질의 처리를 돕게 하죠. 에이즈의 HIV바이러스는 이 Th세포를 공격하여


번식하므로 인체의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거랍니다. HIV바이러스 자체만으로는 상관이 없지만


이렇게 약해진 면역체계에 다른 바이러스나 균이 들어온다면 인체가 반응을 하지 못하고 죽게 되는거죠.

러니까 쉽게 말해 감기같은 약한 바이러스에도 죽을 수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선생님. 왜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설마...?”


“네. 맞아요. 지난번에 여러 가지 검사를 해주기 위해서 퇴원전에 혈액을 채취했었죠?


그 혈액으로 여러 가지 검사를 하던 중 HIV반응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습니다.


지금 소영 학생은 에이즈 잠복기 상태랍니다. 아직 발병은 안된 상황인거죠.”


커다란 충격이 소영이의 뇌를 강하게 흔들어놓았다.


눈앞이 하얘졌으며, 무슨말을 할지 몰라서 입만 벌리며 어벙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 지금...무...무슨 말씀을 하시는건지...”


“우리도 믿겨지지가 않아서 여러번 검사를 했으나 계속해서 양성이 나왔습니다.


혹시 나이를 속이고 헌혈을 한적이 있나요? 아니면 수술을 했던 경험은? 그것도 아니면...”


소영은 갑자기 눈물로 인해 시야가 흐러짐을 느꼈다.


정말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은적은...없었나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얼굴이 온갖 눈물 범벅인체로 진찰실을 나오려고 했다.


“소...소영 학생!!! 이대로 가면 안돼. 지금 당장이라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희망은 있어.


희망을 버리지마!!!”


소영은 의사의 말을 무시한체 진찰실에서 나와버렸다.


병원에서 나오자 상쾌한 바람이 눈물을 스쳐지나갔다.


병원에서 나와 어디론가 정처없이 걷던 소영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이 모든게 믿겨지지가 않았다.


몇 달전.


소영은 야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중 만취가 되어버린 어떤 아저씨에게 강간을 당했다.


깨끗하게 지키고 싶었던 순결이 무참히 짓밟혀지는 동안에도 도와달라고 수백번을 외쳤으나


그저 허공속에 메아리만 쳤을 뿐이었다.


강간을 당하고 집에 들어온 소영은 쿼터칼로 손목을 긋고 자살을 기도하려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일로 아까운 자신의 목숨을 잃는 것이 왠지 억울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잊고 다시 시작하려고 한 한명의 소녀에게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이었다.


갑자기 울음을 멈추며 일어선 소영.


“죽여...죽여버릴거야...꼭...꼭...죽일거야...”


자신을 강간한 아저씨가 미친 듯이 미웠다.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은 충동과 함께 알 수 없는 기분이 마음속 깊은곳에서 느껴졌다.


그러나 소영은 자신을 강간한 놈이 어디사는지, 이름이 뭔지, 하물며 어떤 사람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잠시 고민을 했지만 이내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며 미소를 짓는 소영.


“다...다 죽여버리겠어. 그렇게 다 죽여버리면...언젠가는...언젠가는 그 놈도 죽일 수 있겠지...”


소영의 눈은 점차 벌겋게 충혈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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