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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베스트에 오른 남편 갱생 프로젝트 9번째

이과생 |2018.11.27 01:40
조회 35,607 |추천 282

이 글은 2016년 말에 네이트판 베스트에 올랐던 (하지만 글쓴이가 겁이나 바로 내렸던) 글 입니다.


그 후로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더 단단해져 이제는 오픈되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저와 같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재연재를 결심했습니다. (재연재는 시간을 두고 수정해 가면서 올릴 예정이예요)


앞으로는 지우지 않을 예정이어서 글 내용중 신상을 알 수 있는 정보는 조금 더 수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겪은 일을 완전히 타인의 글처럼 쓸 수는 없는 일이어서 퍼가는건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니 퍼가지 마시고 생각나시면 여기 와서 봐주시면 좋겠어요


 


* 제가 약 2-3년 전 직접 겪은 일입니다.. 자작 아니예요


  그리고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이건 제 시선에서의 해석입니다.  이점 양지하고 읽어주세요




* 한번에 다 안올리는건 수정하면서 올리고 있기 때문이예요 


  왜인지 모르게 원본의 띄어쓰기가 다 깨진것도 있고 또 신상 관련된 부분 최대한 수정하고 있어요


  기다려 주시면 엔딩까지 다 올릴 예정입니다.


*** 모바일로 보면 띄어쓰기 뭉개지는거 1편부터 전부 수정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쓰는 글이 기존 글의 엔딩글 입니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네요 ㅎㅎ



지난화에 추천을 부탁드렸더니 그 화만 추천이 100이 넘었어요!!


덕분에 추천톡에 올라갔어요 짱


조회수 대비 추천수가 아주 독보적이네요 ㅎㅎㅎ


조회수 1만도 안되는데 추천톡에 올라간 글은 제 글 밖에 없어요


그만큼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고 생각하시고 제 부탁을 들어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너무 감격했어요 ㅜㅜ


보답해 주신 만큼 더 열심히 써보도록 할께요


이번 글도 보신 후 도움이 되셨다면 꼭 추천과 베플만들기 부탁드릴께요

(베플이 있어야 오른쪽 실시간 베플란에 뜨면서 조회수가 올라가고 추천수가 올라가더라구요

명예의 전당이든 추천톡이든 어디라도 남아 있어야 사람들이 더 많이 보실 수 있을것 같아서요)




* 시작 전에 이 글을 처음 클릭 하신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 드려요


이 글은 갈때까진 간 부부관계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남편을 갱생시켜 보고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심리학적 기반으로 시행착오를 겪어 나가다가 사실상 인생을 갱생한 프로젝트의 진행담 입니다.


관심있으시면 1편부터 읽어 주세요^^



---------------------------------------


부부워크샵에 대하여 얘기하기 전에 잠깐 그 전 상황에 대하여 설명하자면 


내가 항복선언이구나하고 마음 속으로 풍악을 올렸던 그날 새벽 이후로 남편은 일단 나에게 분노를 보이지 않았음.


그렇다고 다정다감했던것도 아니었으나, 어쨌든 분노가 빠진 것 만으로도 나는 숨을 좀 쉴 것 같았음.


그전에는 말 한마디를 하기 전에도 남편이 어떻게 꼬아 받아들일지 몰라 마음속으로 12번씩 생각해 보고 말을 했어야 했고


조금이라도 부정적이거나 민감한 얘기는 아예 꺼낼 수 조차 없었음 (예를 들면 제대로된 가사분담 같은 얘기).



아무리 내가 예전보다는 멘탈이 건강해 졌다고 그래도 그런식의 공격을 매일 받는건 무척이나 곤욕이었고 


어차피 내가 원하는 식의 대화가 안될걸 뻔히 아는데 괜히 말꺼내서 분위기가 나빠지면 나만 더 피곤했기 때문임.


그래서 집에만 들어오면 그 순간부터 숨이 막혔었는데 이제 그런건 없었음.



처음엔 며칠이나 가려나 조마조마 했는데


의외로 남편의 이런 상태가 길어지자 (이혼선언으로 부터 워크샵까지는 2주의 공백이 있었음) 나는 남편의 상태가 궁금하여 한번 우리 관계의 지표나 다름없는 '안방에서 자기'를 권유해 보았음.


하지만 역시나 남편은 얼굴을 구기며 거절함. (이와중에 표정은 전에 없이 소심했더라는 ㅋㅋㅋㅋㅋ)



사실 분위기가 남편쪽에서 먼저 풀린건 처음이라 


아주 살짝 풀린것임에도 너무 오래 지속했던 긴장이 풀려 그냥 다 때려치고 이정도에만도 만족하고 싶기도 했었으나


어린애 땡깡 피듯 얼굴 구기며 이유도 똑바로 말 못하고 쇼파에서 잔다고 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역시 이걸로 안도하고 그만두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분명 남편은 지금 내가 이혼 얘기 꺼낸게 예전과 달리 진짜 현실적이고 진지하자 분노보다 관계불안이 앞선 걸로 보였음.



예상한 대로 워크샵 가기 전까지 남편은 워크샵을 간다 만다 말이 없었음.


당일이 되어 내가 "워크샵 가야지" 하자 그냥 말없이 따라옴



워크샵을 진행하는 곳은 안타깝게도 내가 아주 상세하게는 알아보고 선택하지는 못했었음


요즘에는 심리적인 문제가 많이 대두되어 예전 보다는 상담소 찾기는 그래도 어렵지 않은데


이런식의 워크샵을 진행하는곳은 사실 찾기가 쉽지 않았음. 


(내가 간 곳은 1회성이고 한회에 장장 5시간-6시간 진행하였음 ㅡ.ㅡ)



그리고 예전과 다르게 내가 복직을 했기 때문에 제대로 알아볼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음.


할수 없이 인터넷 기반으로 찾아봐야 했고 한군데 밖에 못알아 봐서 비교 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음.



그나마 다행이었던건,내 가 상담을 결정하기 전 게시판에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글을 올렸었는데,


상담자가 내가 글에 적은 정보만 보고도 어느정도 남편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했다는 거임.


어차피 이번 워크샵의 내 목적은 남편이 스스로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전문가에게 듣게 하는 것이었기에 일단 두번 생각 안하고 데려갔음.



워크샵을 가기 전에 남편이 상태가 조금 나아진 편이었기에 사실 기대를 안했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임.


사실 나는 살짝 기대를 했었음.이번엔 남편이 상담을 잘 받지 않을까?



그.러.나. 

(아 이제 너무 뻔하다 ㅎ)


내가 알던 그남자 어디 갔겠음?


간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은 역시나 내 기대를 산산이 부숴버렸음.


으르렁 대는 분노만 빠졌을 뿐 여전히 팔짱을 끼고 몸을 뒤쪽으로 기울인 채로 (누가 봐도 방어적인 심리상태) 계속해서 내가 잘못한것만 꼭꼭 찝어 이야기 함.

(이젠 데자뷰도 아니고 하도 봐서 늘어진 테잎처럼 이상황이 너무 익숙함 휴.. ㅡ.ㅡ)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참 이상함.


나는 내가 나았다고 생각했고 남편의 공격도 내가 뻔히 다 아는 그 공격이었는데


내가 안정을 찾은 공간이 아닌 새로운 공간에 가서 다시한번 내 상처를 건드리는 공격을 받자 (나는 상대가 나를 거부했을때 극도로 상처받는 트라우마가 있음) 마치 상담받기 전 처럼 폭발해 버렸음.


순간 깨닫고 정신을 차리긴 했는데 스스로는 정말 놀랐었음.


그리고는 워크샵을 망쳤을까봐 불안했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설명하겠지만 마음이 낫는다는건 계단식으로 한단계 한단계 나아지는게 아니라 파도와 더 가까운것 같음. 다 괜찮아진 듯 싶으면서도 순간순간 예전의 상처받은 마음으로 돌아감.단지 그렇게 바닥을 쳤다가 올라오는 시간이 더 짧아짐.)



다행인지 불행인지 상담사가 끼어들어 내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며 지적함.


순간 편안해진 남편의 표정을 보았음 (내가 문제라니 좋냐? -_-+)



그리고 상담사는 자기 개인사를 섞어가며 내문제, 남편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음.


아주 솔직히 얘기하면, 원래 내가 갔던 곳의 상담사 보다는 상담의 질은 떨어졌음.


6시간 중에 3시간을 본인의 이야기를 했음 ㅡ.ㅡ (본인이 결혼생활 극복한 얘기 등)


그리고 내담자의 얘기는 깊게 듣지를 않았음.



이 방식은 분명 장단점이 있었는데


단점부터 얘기하자면 일단 지겨웠음 ㅡㅡ


본인이 그렇게 극복을 잘했다고 그 사례가 꼭 나에게도 적용되는건 아니지 않슴?


그리고 상담자가 중립을 지키지 않았음.


가정에서 여자는 여자로써 할일이 있고 남자는 남자로써 할일이 있다는 남편의 말에 상담자가 동의함. (남편은 이 말을 맞벌이어도 가사일은 당연히 내가 잘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


뭐랄까.. 상담자라기 보다는 심리학을 잘알고 어린 커플들 상담을 많이 해 본 주변 어른 같은 느낌?



그러나 장점도 분명 있었는데,


일단 작은 방에서 6시간 내내 상담자의 얘기를 강제로 들어야 했음 ㅋㅋㅋ


한마디로 듣기 싫어도 들어야 했다는거임.


남편은 도망도 못간 채 자기 자신에 대한 분석을 들어야 했음.



그리고 내가 단점으로 들었던 위의 부분들이 남편에게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것 같기도 했음.


남편의 무의식에 바로 파고들 정도로 날카롭지 않았기에 오히려 거부감이 덜 했는지도..



상담자가 얘기한 개인 사례와 심리학 내용들 중 안좋은 부부사이가 아기에게 영향이 간다는 내용이 있었음.  (자기는 그걸 잘 극복해서 애가 서울대 갔다는 자랑과 함께-_-;)


나는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으나 남편은 이 내용에 조금 움찔함.


자기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 나에게 분노하고 나를 공격하기 위해 이혼 얘기를 꺼냈지만 분명 남편도 현실적으로 이런 상황이 아기에게 영향이 간다고 하니 걱정이 되었나 봄.



그리고 남편이 얘기하는 와이프(나)의 문제들 상담사 본인도 겪었는데 그거 이혼할 만큼 대단한 문제 아니라고 했음. 


남편 "그런가요?" 하며 말문이 막힘.


상담사는 남편이 얘기하는 문제들 결혼하면 누구나 겪는 부부간의 조율 문제이지 상대에게 분노하고 이혼을 얘기할 만큼 대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부분을 다시 확인시켜 줌



또 상담사가 분명히 말해줌.


이건 본인 성장과정에서 발생한 상처가 문제인거지 부부문제가 아니라고 함.


그리고 이렇게 만든건 본인들 부모님이라고 말함.



참고로 지난화에 판님들의 속을 터지게 만들었던 차 베터리와 기름의 문제


상담사가 듣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그건 내가 들어도 진짜 말이 안되는데...?? 했음 (사이다 ㅋㅋㅋ)


그러더니 "왜 그렇게 얘기했어요 남편?" 하고 물어봄



남편 초 당황하더니 아니 그래도 차 많이 타는 사람이 차 기름도 넣고 관리도 하고 어쩌구 했는데 상담사가 다시 말 자르고 일축함. 


"아아니 그거 기름 한번 넣어주면 뭐 큰일난다고 - _-"

(ㅋㅋㅋㅋㅋ 나 속으로 웃느라 힘들었음)



그러더니 남편보고 가장 아니냐고 했음.


아내분도 분명 상처가 많아 남편 힘들게 하는게 있다. 그렇지만 남편분 남자고 가장 아니냐


남자가, 가장이 좀더 아내를 너그럽게 감싸고 집안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게 이끌어야지 이렇게 오히려 안좋은 방향으로 이끌면 어떻게 하냐고 함.


(위에 썼듯 이 상담사분 중립을 지키지는 않았음. 그러나 오히려 이게 남편 귀에 들어간 듯 함.

남편이 스스로 남자가 할일, 여자가 할일이 다르다고 했으니 상담사 말이 틀리다고 할 수 없잖슴

아니면 남편은 진짜 이혼을 목전에 둔 이 상담에서는 어느정도 마음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이라며 여자가 결혼하고 나서 왜이렇게 사납게 변하냐고 남자들이 얘기하는데

그거 결혼하고 나서 남자들이 사랑 안해줘서 그런거라 함 (아 이거 상담인지 뭔지 ㅋㅋㅋㅋ)



여튼 중간에 싸울뻔 하기도 하고 상담사 말이 너무 길어져서 지루하기도 하고 했는데 


중간중간 남편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올 만한 말들과 가장 중요했던 심리분석 부분 (남편의 분노와 결혼생활의 문제가 사실 부모에게서 나온 거라는거. 남편이 상처받은 마음을 가진 사람의 전형이라는 거)은 다 다행이도 어느정도 남편의 귀에 들어간 걸로 보였음.



마지막으로 워크샵이라면 빠질 수 없는,


화해의 시간(?) 같은게 돌아왔음.


솔직히 워크샵 내용이 100% 괜찮았던건 아니고 


또 중간중간 남편이 자신의 상처에 대해 인지하게 된 부분이 있기는 했으나 아주 제대로 상담사 말과 분석에 공감하고 머리를 끄덕이며 깊이 반성한건 아니었음.


남편은 여전히 방어적인 태새를 취하며 틈만나면 나를 비난할 준비를 하고 있었음.



상담사가 서로 미안한 부분에 대해서 쓰라고 각자에게 종이를 주었는데


흘끗 남편을 보니 '아 뭐 쓸말도 없는데..' 이런 난감한 표정으로 힘들게 끄적끄적 두줄을 적고 있었음.


그래서 나는 이게 정말 중요한 것임을 알았음.



나는 여기서 항복 선언을 남편에게 명확하게 해 주어야 했음.


엥??? 왠 항복선언??? 쓰니가 뭐 잘못했음??? 이라고 하실 수도 있음.


하지만 이해가 안간다면 지난화를 다시 보고 오시기를 바람.


남편에게 해결 안된 상처가 무엇이었는지.. 내가 무엇때문에 남편이랑 여기까지 왔는지..


남편은 분명 본인이 피해자라고 생각해서 계속해서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인 공격을 하고 있었음.



피해자라는건 가해자가 있어야 생기는 거임.


상대가 정말 자신에게 피해를 줄 생각이 없다는걸 명확하게 알면 피해의식이 생길 수 있겠음?

(참, 여담인데 남편이 나에게 미치도록 빠져서 너무나도 잘해줬던 가장 큰 이유도 이거임. 

내가 너무 힘이 없고 약해보여 자신을 공격하기는 커녕 자신이 돌봐줘야 할것 같아서. 평생 자신을 공격할 일이 없을것 같아서


글이 너무 길어져 생략했는데 남편이 연애시절의 감정을 묻는 질문에 이런 무의식이 깔린 대답을 여러번 한적 있음. 


'아기같이 아무것도 할줄 몰라서 자기가 지켜줘야 할것 같았다' 혹은 '그때는 말 잘 들어서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말을 안들어서 싫다는 의미로 한 말)



난 정말 제발.. 제발 이번엔 먹히게 해주세요... 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내 안에 남은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을 소환함.


눈을 감고 정말 역지사지로 남편이 되어 나에게 원하는게 뭘까 생각함.


그리고 남편의 비난이 말도 안되는 내용이라는건 모두 접어두고 내려 놓고 이렇게 적음.



남편이 하는 말을 잘 들어주지 않고 화를 내서 미안해


남편이 아빠로써 하는 일도 많은데 잘 하는것 보다 못하는걸 비난해서 미안해


남편이 집에 오면 웃기 보다 얼굴 찌푸리고 있어서 미안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종 종전선언을 함.


오빠 나를 좀 믿어줘 나는 정말 오빠를 사랑하고 싶어 (아이고야 여기다가 쓰니까 오글오글 도글도글 판님들 미안해요 ㅠㅠ)


이렇게 씀.



다 쓰자 상담사가 각자가 쓴걸 읽어보게 했는데 나는 읽으면서 목이 메여서 울었음 

정말 사랑했을때 생각이 나서...  (사람 마음이 참... 사랑할때 생각하면 미운거 하나도 생각이 안나는데 미운것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이 밉고 참 그럼..)


그러자 상담 선생님이 남편을 재촉함. 

아 거 좀 안아주지 뭐하냐고 -_-


남편 쭈삣쭈삣 하더니 나를 안았음.



선생님 엄청 좋아하며 아주 뿌듯하다고 하더니 이제 손잡고 집에가라고 하심 ㅋㅋㅋㅋ

그러면서 손 잡나 안잡나 확인하러 현관까지 따라나오심 ㅋㅋㅋㅋㅋ


진짜 몇달만에 잡은 손인지 모르겠음.


하지만 그렇게 집에 가면서도 예전 상담처럼 집에 가면 다시 원상복귀 될까 조금 불안했음.



그.러.나!!!


하.지.만!!!


B.U.T!!!!


그날 집에 돌아가자 남편이 자연스럽게 나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음!!!


나는 속으로는 좋으면서도 아직도 좀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 다음날에도!!


그 다음 다음날에도!!!


남편은 여전히 부드러웠음!!!!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나도 바보처럼 남편에게 화가 나고 미웠던 마음이 눈녹듯 나도 모르게 사라져 버림.


어느날 서로 가까이 있게 되자 우리가 어떤 사이인지 깜빡! 하고는 남편에게 안아달라고 해버렸음.

(사이 좋을때의 내 버릇이었음...)


그리고 순간 긴장함.


왜냐하면 예전에도 몇번씩 사이를 되돌리려고 노력했을때 이렇게 안아달라는 스킨쉽을 남편이 여러번 기분 나쁘게 거절했기 때문임



그런데 남편이 나를 안았음!!


그러더니 다시 머리까지 감싸 안으며 꽈악!!! 안았음!!!!


그러고는 사랑했을때의 내 애칭을 부르며 크게 한숨을 쉼 (뭐랄까 후회와 회한의 한숨 같은??)


그리고는 돌아왔음!!!!



판님들 내남편이 돌아왔어요!!!!


자상하고 따뜻하고 배려심 깊던 내남편이 맞네요 ㅠㅠ


으허헝.. 진짜 오랜만에 침대에서 같이 자며


심지어 예전에 그랬듯 정신없이 코골고 자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내쪽으로 몸을 향해 나를 안고 자려는 남편을 느끼며


진짜 마음이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터져 나갈것 같았음.

(아 근데 오랜만에 같이 자니까 코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자겠더라 ㅡ.ㅡ 이래 저래 잠 설침)



침대에서 같이 잔 첫날은 정말 깜짝 놀랐던게


내가 뭘 하느라 남편이 먼저 잠이 들어서


어두운 곳에서 더듬더듬 내자리를 찾아 누웠는데 목에 남편 팔이 느껴짐 ㅇ_ㅇ



그러함.. 


예전에 사이 좋을땐 항상 팔베개 하고 잤었음..


그리고 사이 안좋아지고 나서 어거지로 침대에서 재웠을 때는 남편은 항상 몸을 내 반대편으로 돌리고 잤음.



무의식중에도 나랑 살갗이라도 스치면 몸을 확 돌려버려서 자면서도 저걸 어떻게 알지? 싶을 정도로 기분 나쁘면서 신기했었는데


같은 맥락으로 이미 잠든 사람이 나에게 팔베개를 하라는 포즈로 잠이 들었다는건


내가 다시 남편의 마음에 받아들여졌다는 의미임 ㅠㅠ (판님들 같이 기뻐해주셈 ㅠㅠ)



어흐흐흑 장장 20개월만에 내 노력이 결실을 맺...기는 아직 이름 ㅡ.ㅡ



그러함. 이렇게 엔딩이 났음 좋겠지만 내가 말했쟎슴.


사람의 심리는 생각보다 복잡함.


일단 남편과 나의 사이는 회복이 되었지만 아직 끝이 아님.



판님들 전편의 내 계획 기억하고 있음?


맞음. 남편은 분명 아직 마음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된건 아님.


예전처럼 내가 마음에 다시 받아들여져서, 나에게 기대어 걸음마 정도 할 수 있게 된 수준임.


분명 조금이라도 발동 조건이 충족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확률이 있었음.



나는 대화하기가 좀 편해지자 조심스럽게 개인상담을 다시 권했음.


남편은 이번엔 못들은척 하지는 않았으나 명확하게 그러겠다 말은 하지 않음.


여튼 데려감. 


별 말없이 가기도 했고 지난 워크샵 이후로 많이 나아졌길래 이번엔 제대로 상담을 받을 줄 알았음.


그러나 내 기대는 또 빗나감..


남편은 또 도망쳤음.


내가 부탁한 한회의 상담만 하고는 더이상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함. (한숨..)



그러나 변화는 분명 있었음.


예전에는 내가 왜 상담을 받아야 해? 하고 화를 내며 거부했는데


이번에는 상담을 제대로 받고 나와 '상담 없이 제가 스스로 해보고 싶어요' 라고 말함.

(상담을 통한 내면의 직면을 두려워 하는 무의식의 변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쓰는 어휘가 굉장히 긍정적이 됐다는 것 만으로 도 눈물나게 기뻤음)


그리고 나에게 웃으며 왜 내가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어? 라고 물음


나는 남편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남편은 상담 없이 할 수 있다고 대답함.


그래서 나는 기다리겠다고 했음.


그리고 한가지 약속해 달라고 


만약에 정말 잘 안되는것 같아서 내가 상담 가달라고 부탁하면 그때는 꼭 가달라고 함.


남편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했음 (아 대화 참 이쁘다 그죵? ㅎ)



내가 끝난게 아니라고 했쟎슴?


사람 마음 그렇게 간단한거 아니라고.


며칠 후에 남편은 또 별것도 아닌 일에 살짝 분노를 드러내며 시비를 거는 한계점을 드러냄.


다행히 내가 명확히 그건 그렇게 얘기할 일이 아니라고 하자 예전과 다르게 괴물로 변하지 않고 넘어갔고 점점 다시 원래의 자상한 남편으로 돌아가고 있음


그러나 나는 아직도 남편의 내면이 불안정하다고 느낌. (하루이틀 보는것도 아니고 필이 옴)


내 플랜은 여전함. 약간 수정 됐을 뿐.



우리 관계를 통해서든 상담을 통해서든 꾸준히 남편의 내면성장을 지지하고 지켜봐줄 생각임.


농담처럼 말했지만 진담으로 억겁의 인연이라는 부부의 연을 맺은것에 대한 책임으로 한사람 옆에서 그사람의 본래 모습을 바라봐 주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음.



글 중반 즈음에 남편의 불안정한 내면을 경험하는건 나 뿐일거라고 했는데


아마 남편의 진정한 상처받지 않은 본래의 내면을 볼 수 있는 것도 나 뿐일거임


부부란 그런거라는 생각이 들었음.




사실 여전히 진행중인 프로젝트라 얼마만큼 성과가 날 지는 모르겠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할 예정임.


나는 여전히 어른 남편의 모습들이 아까움.


내면만 제대로 완성되면 참 보석같은 사람인데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서 저렇게 화가난 어린아이 모습에 머물러 있는게 너무 안타까움.





참, 마무리 짓기 전에 한가지 꼭 얘기하고 싶은게 있음



지금 쓰다보니 모든걸 알고 계획한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음. 


계속해서 공부해 가며 나와 남편 모두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기를 끊임없이 노력했음.


그 결과 이렇게 조금씩 남편의 본래 모습과 상처로 인해 괴물단추가 눌린 모습을 구별하여 볼 수 있었던 것 같음. 


그것이 분리되서 보여지자 점차 남편이 보내고 있는 진짜 내면의 메세지가 보여지기 시작함



솔직히 내 멘탈이 튼튼해 지기 전에도 나는 이렇게 해보고 싶었음.


그러나 되지를 않았음.


내가 흔들리는데 내 시선이 똑바를 리가 없는거임.


나는 지식만 있으면 이게 (일종의 통찰) 되는거라고 생각 했는데 아니었음.


내가 굳건히 서지 않으면 제대로 보이지가 않음.



결국 남편 갱생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내 마음인거임.


이 글을 읽으시는 판님들도 이 점은 꼭 알았으면 좋겠음. 



나는 어느정도 나아지긴 했지만 계속 상담 받을 생각임.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있음.



사실 어렸을때 사랑받고 제대로 애착이 형성됐어야 할 아주 중요한 시기를 놓친 거라


이미 마음에 공백이 생긴 채로 굳어서 성장한건데 


이게 이렇게 성장한 후에 그 부분을 보완하는게 어디까지 가능할 지 모르겠음. 

(사랑 충분히 받고 자란 아이들을 뛰어 넘을 수 있을까?)


사실 이건 마음을 신체적으로 비유해서 얘기하자면 태아 성장과정에 문제가 생겨 팔이나 다리 하나가 없이 태어난것과 마찬가지임..


상담을 받는다는건 내 몸에 맞는 보조기구를 착용하는것 같은 느낌이고..


건강한 사람에 비해 많은 노력을 해야 겠지만 언젠가는 사랑받고 자란 사람들을 뛰어 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봄.



이걸로 남편 갱생 프로젝트는 일단 임시 완료임.


남편 갱생 프로젝트의 업데이트는 당분간 없을것 같음.



지금 글쓴것 보다 눈에 띄는 성과가 나려면 몇달은 있어야 할것 같기 때문임.



그래도 오픈엔딩으로 시작했던 글인데 이정도면 엔딩 방향은 거의 나왔다고 봐야 할것 같음.

(지난번에도 썼지만 처음 글 쓴 시점이 이혼선언 직후임.

그때는 사실 이렇게 금방 마무리 될줄은 또 몰랐음^^;;)


혹시라도 중간에 업데이트 할 상황이 발생하면 종종 글 쓰도록 하겠음^^


관심 있으시면 주욱~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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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까지가 처음에 업데이트 했던 내용 완결입니다 ㅎㅎㅎ


회가 갈 수록 답답해지던 마음이 조금 풀리셨나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번 재연재에서는 여기서 끝내지 않고 그 후 2년동안 무슨일이 있었는가에 대해서 몇 화 더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다음화 부터는 기존 내용 수정이 아니라 쌩으로 써야 하는지라 업로드 텀이 좀 있을거예요


그래도 잊지 말고 계속 찾아서 많이 읽어주세요^^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오늘도 추천과 베댓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추천수282
반대수15
베플|2018.11.27 02:25
왜 애를 아무나 낳으면 안되는지 확실히 알려주는 글이네요. 제 부모님을 보면서도 뼈저리게 느꼈고 그래서 저도 결혼하기가 겁이 납니다
베플ㅇㅇ|2018.11.27 03:13
전편부터 쭉 다 읽었어요 :) 업로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가족끼리 문제가 좀 있는데 상담을 받아볼까 싶어지는 글이네요. 아직은 경제적으로 타이트한 면이 있지만 나중에 기회가 닿는다면 꼭 받아보고 싶숩니다. 다음편 기대할게요!
베플ㅇㅇ|2018.11.27 11:55
이 분도 자기 팔자 자기가 꼬는 거 같음... 애초에 남자를 잘 걸러 만나시고 만나서 이상하면 얼른 버리세요... 왜 그렇게 정신력 낭비를 하시는거죠... 그 나이 먹었으면 갱생 안돼요... 평생 그러고 살았는데... 바뀐다쳐도 관성 때문에 다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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